책 속에서
유경은 자신의 노트가 아빠의 웹툰으로 변한 게 신기하기만 했다. 이후 더욱 신이 나서 메모했다. 소소한 행복, 즐거운 경험, 슬픈 경험, 그렇게 메모한 걸 아빠에게 보여주면 아빠는 일일이 감상을 들려주었다. 개중 좋은 건 아빠의 웹툰 소재가 됐다. 그러면 유경은 뛸 듯이 기뻐하며 엄마와 친구들에게 자랑했다._23쪽
유경은 글을 쓰는 게 즐거웠다. 글을 쓰면 잠시 딴 세상으로 가는 것만 같았다. 특히 집에 혼자 있어 심심하거나 외로울 때 글을 쓰면 그렇게 시간이 금방 흐를 수 없었다. 유경은 하루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손에 가시가 돋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글쓰기에 중독되어 있었다._28쪽
유경은 창피했다. 동시에 왕따라는 단어가 머리에 깊이 박혔다. 왕따에 대해서라면 초등학교 때 다른 반 아이가 왕따를 당한다는 걸 들은 게 전부다. 유경은 그것만으로도 겁을 먹었다. 그런데 이 정도 이야기로 왕따 이야기가 나오다니, 유경은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_45쪽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뭔가 되게 찝찝해. 유미랑 이야기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꼭 남에 대해 험담을 하고 있더라고. 그런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은데 계속하게 되고, 또 늘 내가 돈을 내고.”
“호구가 된 기분이지?”
지민이 끼어들었다.
“유미를 만날 때면 늘 돈을 내고 있지? 그리고 유미의 말은 모두 들어줘야 할 것 같고?”
지민은 치킨을 거칠게 한 입 뜯어먹었다. 콜라도 한 모금 마신 후 우물거려 삼키더니 말했다.
“유미는 여왕벌이야.”_2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