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모방했지만 결코 인간이 될 수 없는 존재, 인공지능 로봇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다
“치명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사고를 하게 만드는 SF 소설의 탄생”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십대의 위트와 슬픔에 대한 감상적이면서도 서정적인 통찰이 엿보이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소설”이라는 평을 들으며 데뷔작 《어느 날 갑자기》로 2019 카네기 메달 후보에 오른 소피 캐머런은 후속작 《플로라》에서도 “치명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사고를 하게 만드는 SF 소설의 탄생”(Bookseller지, “철학적이며 감성적”(가디언지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가족 간의 사랑과 상실, 그리고 삶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를 흡입력 있게 풀어낸다.
작가는 아픈 딸을 살리기 위해 애쓰느라 정작 마지막 작별인사조차도 하지 못한 채 떠나보낸 엄마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마지못해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로봇에게는 영혼이 없다며 결국 가족을 떠나버린 아빠 그리고 사랑하는 언니를 그리워하며 로봇 플로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자매들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영원히 15세의 플로라로 살면서 아무런 고통도 상처도 받지 않을 것 같던 로봇 플로라가 주변의 상황에 의해 상처받고 아파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같은 아픔과 상실을 가졌지만 가족 간에도 누군가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누군가는 변화를 거부하는 상황, 서로 다른 신념이 부딪히며 각자 다른 선택을 하지만, 작가는 그 선택의 옳고 그름을 섣부르게 결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각자의 선택에 대한 이유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
인간과 로봇이라는 존재적 의미를 탐구하는 여정도 훌륭하지만, 십대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잘 녹여 낸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마지막 순간 독자는 함께 난관을 헤쳐 나가며 자신과 가족을 지키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플로라와 아일라 가족의 선택을 지켜보며 스스로 반문하게 될 것이다.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