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말하고 재즈가 기록한 삶과 예술의 이야기
『김현준의 재즈파일』(1997과 『김현준의 재즈노트』(2004를 집필했고, 번역서 『마일즈 데이비스』(2005/2015와 『쳇 베이커』(2007/2016를 내놓았던 재즈비평가 김현준이 18년 만에 새로운 저서 『캐논, 김현준의 재즈+로그』를 발표한다. 지난 10여 년간 비평 못지않게 공연기획과 프로듀싱에 몰두해 온 그는 저자 서문을 통해 이 책이 “쓰고 싶은 책이라기보다 써야 할 책이었다”고 밝힌다. 25세에 처음 구상을 시작해 30년의 경험과 삶의 굴곡이 더해지면서 자신이 “세상에 내놓는 마지막 저서여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을 만큼 의미가 남다른 저서이다.
책의 제목인 캐논은 규율, 규범, 규칙, 척도 등을 뜻하는 그리스어 ‘Kanon’에서 온 단어로 다양한 분야에서 조금씩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예술이나 철학에서 정당하고 기본적이라 얘기된 규칙이나 원리, 기독교에서 신학과 교리의 기본이 되는 정전(正典, 엄격한 대위법에 따른 작곡 기법이나 그 기법으로 만든 악곡, 미술에서 조화를 잘 이룬 이상적 인체의 비례, 묵시적인 합의를 통해 위대하다고 인정된 문학 작품과 작가. 작가는 이 책으로 독자에게 재즈의 정전이자 정도(正道를 되새기기 촉구한다.
나는 이 책이, 선배들의 아쉬움을 되새겨 후배들이 자신의 앞길을 밝히는 데 지침서로 활용되길 바란다. 아직 무대 뒤로 물러날 때가 아닌데도 서둘러 예술의 꿈을 접고 있는 기성 연주자들에게 다시 창작의 꿈을 불러일으킬 촉진제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그들이 왜 진심 어린 박수를 무대 위에 쏟아내야 하는지 곱씹게 할, 재즈의 굳건한 생명력과 예술적 가치를 조망하는 데 유용한 참고서가 되길 바란다. _책머리에
내용 면에서 이 책은 재즈를 중심으로 한 예술론과 시론(時論을 담았다. 그리고 형식적으로는 저자가 설정한 가상(假像의 피아니스트 ‘한세영’과 ‘나’의 대담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챕터의 제목이기도 한 “수련, 영감, 전통, 무대, 갈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