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며
산사의 미학
영주 부석사
사무치는 마음으로 가고 또 가고
안동 봉정사
양반의 고장에서 고찰의 품격을 말한다
순천 선암사
산사의 미학, 혹은 깊은 산중의 깊은 절
해남 대흥사와 미황사
아늑함과 호방함이 한데 어우러질 때
고창 선운사
동백꽃과 백파스님, 그리고 낙조대의 일몰
부안 내소사와 개암사
소중한 아름다움들 끝끝내 지켜온 절집들
예산 수덕사와 서산 개심사
그리움에 지친 듯한 대웅전과 아담한 거울 못
부여 무량사와 보령 성주사터
바람도 돌도 나무도 산수문전 같단다
문경 봉암사
별들은 하늘나라로 되돌아가고
청도 운문사
청아한 새벽 예불이 은은히 울려 퍼질 때
창녕 관룡사
비화가야 옛 고을의 유서 깊은 산사
구례 연곡사
섬진강과 보성강의 서정이 깃든 천 년 고찰
영암 도갑사와 강진 무위사, 백련사
남도의 봄이 어서 오라 부르는 고즈넉한 절집들
정선 정암사
세 겹 하늘 밑의 이끼 낀 선종 고찰
묘향산 보현사
그리하여 산은 묘향, 절은 보현이라 했다
금강산 표훈사
금강의 맥박은 지금도 울리는데
수록 글 원문 출처
한국의 산사,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되다
지난 6월 말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은 우리나라의 13번째 세계유산이 되었다.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의 7개 사찰이 그 주인공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7~9세기 창건 이후 현재까지의 지속성,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성’이 세계유산 등재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비단 그 7곳의 사찰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 산이라면 어디에나 산사가 있다고 봐야 하고, 산의 수보다 훨씬 많은 수의 산사가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만큼 우리에겐 친숙한 산사와 사찰 문화를 이제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더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지만, 우리 산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산사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번에 출간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산사 순례』(이하 『답사기: 산사 순례』는 7개 사찰 중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4곳과, 목록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그에 못지않은 아름다움과 가치를 지닌 남한의 사찰 15여 곳, 그리고 북한 땅 사찰 2곳을 소개한다.
가람배치부터 자리앉음새까지, 산사의 가치와 미학
『답사기: 산사 순례』에서는 산사의 역사뿐 아니라 각 산사의 가람배치, 그리고 산을 끼고 들어앉은 산사의 자리앉음새, 산사와 자연의 조화가 만들어낸 ‘산사의 미학’을 전국의 대표적인 산사들을 들어 예찬하고 있다. 소백산맥의 능선과 조화를 이룬 영주 부석사는 비탈진 진입로와 사과밭부터 산사의 그윽함을 더하며 무량수전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그 자체로 한 폭의 풍경화이다. 양반 고을 안동의 봉정사는 본 절의 정연한 가람배치도 일품이지만 한옥과 마당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