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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눈 떠 보니 하나님이더라
저자 곽건용
출판사 꽃자리
출판일 2022-10-12
정가 13,500원
ISBN 979118691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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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낯익은 이야기를 낯설게 읽기

1장 한 처음에
2장 혼돈, 공허, 어둠, 깊음, 그리고 땅과 물
3장 물 위에서 유유히 움직이는 하나님의 영, 숨, 바람
4장 빛이 생겨라!
5장 세상의 구조를 세우고 생명체로 채우다
6장 우리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들자
7장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안식하시다
8장 사람을 ‘또’ 창조하다
9장 내 뼈, 내 살을 눈앞에서 보다!
10장 반드시 죽는다 vs. 절대로 안 죽는다
11장 네가 어디에 있느냐?
12장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라
13장 끝없이 살지 못하게 하자!

닫는 글 회복과 조화와 살림이라는 미지의 세계로
책 속에서

창세기 2-3장의 에덴동산 이야기를 타락, 원죄, 죽음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로 읽는 것도 의문을 제기할만하다. 에덴동산 이야기에는 ‘원죄’는커녕 ‘죄’라는 단어도 사용되지 않았다. ‘죽음’이란 단어는 거기 있지만 ‘죄’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는 의미와 가치뿐 아니라 ‘관계’에 관한 이야기로 읽을 수 있다. 이 이야기를 하나님과 인간, 하나님과 세계, 그리고 인간과 세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읽을 수 있다는 말이다. 창조 이야기가 기원에 관한 이야기라면 그것은 세상과 인간의 기원뿐 아니라 관계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독자는 세상이 온통 아름답고 조화롭고 질서가 잡혀 있다고 경험하지는 않는다. 세상에는 혼돈스럽고 무질서하며 다양한 갈등과 싸움이 있다. 하나님이 세상을 조화롭고 질서 있게 창조했다면 왜 이런 것들이 존재할까? 하나님이 이것들도 창조했을까?

하나님은 매일 아침 동트는 걸 보며 살아온 욥에게 빛이 어디서 오는지, 어둠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아느냐고 묻는다. 빛과 어둠이 얼마나 먼 곳에 있는지, 그리로 가는 길을 아는지 묻는다. 그것은 사람이 알 수 없는 신비다.

인간이 신이 된다면 그는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자신이 전지전능해서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면 신이 된 인간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까?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 대한 책임을 온전히 자신이 져야 함을 깨닫는다면 신이 된 인간은 어떻게 행동할까? 신이 된 인간이 세상에 대해서 뿐 아니라 자신에 대해서도 스스로가 최대의 위협임을 깨달을까? 하나님이 자기의 형상과 모습대로 만든 사람에게 세상을 다스릴 권한과 책임을 나눠준 것이 그걸 깨달았기 때문 아닐까? 오직 왕과 제사장만이 신의 형상을 소유한다고 믿었던 문화권에서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에게 그 형상을 나눠줬다고 선언한 창세기 1장의 혁명적인 신학을 오늘날 되살려 내는 게 우리의 과제일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