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어두워질 텐데 아빠가 오시지 않네? 찾으러 가야겠어!”
가슴 조이는 긴장과 유머러스한 반전
이야기는 집에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찾으러 가야겠다고 다짐하는 아이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아이는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위험한 숲으로 들어간다. 삐걱거리는 낡은 다리를 건너고 축축한 풀밭을 지나 점점 더 깊은 숲속으로 향한다. 숲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명이 끊길 듯 말 듯 들려온다. 더군다나 무언가가 자신을 쫓아오는 소리까지……. 아이는 무작정 뛰어가다 절벽을 맞닥뜨린다. 더 나아갈 수도 되돌아갈 수도 없는 위기의 순간, 용기를 낸 아이는 뒤를 돌아본다. 그러자 아이의 뒤를 바짝 쫓던 호랑이가 깜짝 놀라 벼랑 아래로 미끄러지고 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유머러스한 반전이 가슴 조이던 긴장을 순식간에 해소하며 즐거움을 준다.
『무서운 이야기』는 아이의 불안을 어둠이 내린 숲속으로 시각화한다. 먹의 농담과 적재적소에 쓰인 붉은색이 오싹한 숲속 공기를 생생하게 전하며, 아이의 뜀박질에 긴박감을 더한다. 공포의 숲에서 길을 헤매다가 아이만의 재기로 위기를 돌파하는 이야기는 어떤 불안도 누군가를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고 경쾌하게 이야기한다.
독특한 연출로 다시 쓴 옛이야기
『무서운 이야기』는 다양한 야생 동물의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는 연출이 독특한 그림책이다. 이야기 초반에 요란하게 노래 부르던 여치가 개구리에게 잡아먹히면서 일순간 숲속은 적막에 휩싸인다. 이후 개구리가 도마뱀에게 잡아먹히고, 도마뱀은 나무를 타고 은밀히 움직이던 뱀에게 잡아먹힌다. 또 그 뱀을 멧돼지가 노리면서 긴장이 점차 고조된다. 그러나 ‘숲의 왕’ 호랑이를 공포에 질리게 한 건 다름 아닌 작은 아이로, 숨 가쁘게 이어지던 먹이 사슬의 가장 끝에 어린이의 재치와 용기를 두며 반전을 꾀하였다.
아이가 또다시 숲으로 향할 것을 암시하는 마지막 장면 또한 흥미롭다. 책장을 덮고 난 후에도 캄캄한 숲으로 향하는 아이, 그 뒤를 쫓는 호랑이, 생동하는 숲속에서 먹고 먹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