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혹은 경고문! 4
1부: 인간과 세계
네 ‘이름’을 기억하라 14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너의 이야기는 무엇인가? 31
―물랑 루즈
욕망의 경제에서 의무의 윤리로 53
―스파이더맨
얼굴과 네트워크의 제휴 72
―소셜 네트워크
2부: 나와 너
사람이 ‘시’보다 아름다워 94
―시
이국적인 것으로부터의 시련 120
―멋진 하루
‘님’에게로 가는 길 143
―님은 먼 곳에
‘외계인’을 지배하는 몇 가지 방법 161
―디스트릭트9
3부: 운명과 자유
우리가 야구를 ‘사는’ 법 174
―머니볼
위치들의 정치학 199
―다크나이트
텍스트 운반자의 삶: 어느 횡단자의 경우 223
―일라이(The Book of Eli
인간의 조건과 생활의 발견 248
―월·E(WALL·E
‘사실’과 ‘진실’ 사이에서 ‘이야기-하기’ 264
―라이프 오브 파이
아름다운 ‘거리’를 지켜라! 282
―롤러코스터
그 ‘섬’에 가고 싶다 302
―비치(The Beach
유쾌한 범죄자들의 은유 전쟁 327
―범죄의 재구성
참고문헌 355
책 속에서
이곳에 실린 영화에 관한 글들은 영화 평론이라기보다는 이야기들(뮈토스에 대한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 같은 것들이다. 제7의 예술이자, 종합예술이라는 영화를 이야기의 측면으로만 환원시킨 것도 저자의 부족한 역량 탓이다. 게다가 최근의 영화들도 아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리-뷰’ 같은 것일 수는 있을 터인데,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영화들과 넷플릭스의 이야기들, 드라마의 홍수-상태를 생각해 보자면 고색창연하고 시대착오적인 느낌마저 가득한 글들이다. 그러나 오파츠의 뒤집힌 판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은 있다. 이 글들은 영화를 빌미로 영화를 해석하면서 의미의 집을 짓고 이념의 최면을 강화하는 글(판타지이지 최신 영화에 대한 트렌디한 캐치업을 하려는 글이 아님을 밝혀 둔다. 아마 영화에 관한 관심이 아니라, 영화를 통해 사유하고 인문학을 하려는 쪽에 더 가까울 것이다.
‘이야기’는 인류에게 필수적이며 요긴하긴 하지만 많은 경우 사태의 진실을 가리며 영롱한 이데올로기의 편광을 뿌려 주기도 한다. 판타지를 벗어나, 사태와 사물을 충전적으로 인식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숙명일 터인바, 이야기가 보여 주는 진실은 어떤 극(劇의 장(場에서 연출되는 판타즘에 불과할 때가 많다. 그 이야기 속으로 텍스트의 결들을 따라가는 것이 ‘해석학’이다. 해석학 역시 이데올로기의 산물일 가능성이 높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언제나 폴 리쾨르의 말이 위안을 준다. “이 세상에 사랑과 정의가 부족하다는 것은 나도 잘 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적은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의미(Bedeutung다.” 이 책은 그렇게 의미를 찾아내려는 몸짓으로서의해석학을 추구한 기록이다.
- <머리말 혹은 경고문!> 중에서
이 영화의 제목 자체가 중의적이다. 일라이(Eli란 영어권에 실제로 있는 이름이지만 그것을 예수의 가상칠언 가운데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에 쓰인 엘리(나의 하나님로 이해하면 영화의 제목은 곧바로 ‘하나님의 책’이 된다.6 이 영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