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길고양이에게 가장 험난한 계절
도둑고양이가 길고양이라고 불리게 된 지도 꽤 시간이 흘렀고,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과 캣대디도 늘고 있다지만 길고양이들은 여전히 많은 위협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길고양이가 마주하는 커다란 위협 중 하나는 ‘사람들의 악의’입니다. 길고양이 급식소에 쓰레기를 투기하거나 급식소를 엉망으로 만드는 사람들부터 잔인하게 학대하고 유기하는 사람들까지. 모든 사람이 그러는 것이 아니더라도, 길고양이가 사람들을 경계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호의를 가진 사람과 악의를 가진 사람을 고양이들이 쉽게 판단할 수 없으니까요.
<우리 집 고양이> 속 고양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길고양이였고, 어른 고양이였던 고양이는 임시 보호자를 거쳐 작가인 ‘나’에게 입양됩니다. ‘나’는 고양이를 성심껏 돌보지만, 고양이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오히려 화내고 물고 쫓아와서 할퀴기를 반복하지요. 물고 당황해 도망치는 걸 보면 보호자가 마냥 싫은 건 아닌 것 같은데도 반복되는 공격에, 고양이가 길에서 어떤 삶을 살아왔을지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악의와 더불어 길고양이가 마주하는 커다란 위협 중 또 다른 하나는 바로 ‘겨울’입니다. 기온이 떨어져 한파를 겪는 것은 물론이고, 급식소의 사료와 물도 얼어붙어 섭식도 어려워집니다. 계절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의 악의와 함께, 그 자체만으로 가혹한 계절인 겨울. 바람이 차가워지기 시작한 요즘, <우리 집 고양이>가 고단한 삶을 이어갈 길고양이들에게 관심을 주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봅니다.
우리 집 고양이가 되기까지, 천천히 천천히 쌓은 시간
낯선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까요? 보통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관심과 신뢰를 쌓는 것 같습니다. 말이 통하는 사람과도 시간이 필요하니, 말이 통하지 않고 경계심도 높은 동물이라면 더더욱 긴 시간과 마음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집 고양이>의 고양이는 경계심이 높습니다. 봄에 입양되었지만 가을에도 깜짝 놀라 ‘나’를 물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