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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피난하는 자연 : 기후변화 시대 생명들의 피난 일지
저자 벤야민 폰 브라켈 지음, 조연주 옮김
출판사 양철북
출판일 2022-10-18
정가 17,000원
ISBN 9788963724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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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균열의 시작
이상한 행동
시그널
모욕

1부 북극: 사냥감이 없는 사냥꾼들
1 사냥꾼
2 쫓기는 것들
3 바다의 정권 교체
4 고래는 어디에 있을까?

2부 온대: 생물들의 교체
5 주 수입원 물고기의 이동
6 온도대와의 경쟁
7 숲이 움직이고 있다
8 전진 중인 곤충들
9 어리뒤영벌의 패러독스
10 멸종 위기에 처한 문화상품: 일본과 다시마

3부 열대: 대탈출
11 어두운 비밀
12 산호초의 퇴장
13 갑작스러운 정권 교체
14 산 위로 올라가는 삼림
15 멸종으로 이르는 길
16 열대 우림에서 사바나로

4부 해답들
17 새로운 시작

에필로그:환상의 끝
참고문헌
감사의 글
추천사
머지않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여태껏 증명되지 않았던 지구온난화의 생물학적 지표들

분명한 것은 어제까지 멀쩡하다가 이유 없이 오늘 갑자기 멸종하는 경우는 없다. 우주와 자연은 그렇게 잔인하지 않다. 변화가 시작되기 전에는 수많은 조짐이 있다.
대구와 밀양에서 나던 사과가 충북을 거쳐 강원도에서 재배되고, 남해의 가을 전어는 서해의 전어 축제에 자리를 내어 줬고, 조류독감, 소나무재선충, 가뭄과 산불은 일상의 뉴스가 되었다.
인근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 종류가 달라졌고, 꿀벌들이 한꺼번에 수만 마리가 사라지기도 했다. 북극곰과 알래스카불곰의 잡종이 자주 출몰하고, 북극여우는 더 따뜻한 지역에서 이동해 온 붉은여우한테 맥없이 밀려난다.
뭔가 이상하다. 우리는 오래된 이 찜찜함을 지금까지 무시하거나 외면해 왔다. 자연이 보내는 신호들을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대처하지 않았다. 공공의 위험은 아무리 심각해도 개인의 위험에 밀리고, 내일의 위험은 오늘의 위험에 자리를 내어 준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낙관을 갖기도 한다. 그래서 너무 늦어졌는지도 모른다. 수많은 징후가 나타났음에도 이제야 생명들의 피난 일지를 정리한 책이 나오게 된 것이.

뚜껑을 열어 보니, 변화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다.
눈토끼, 백두루미, 고라니 같은 아한대 기후에 사는 숲동물들이 극지방 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이 지역에 오래전부터 살아온 사향소와 순록, 북극여우 같은 토착종들이 사라지고 있다.
베링 해협 앞의 열 장벽이 없어지면서 해수면 아래의 이동이 활발해져 명태와 곱사연어가 떼를 지어 북극 해안까지 몰려가 그곳의 다른 연어를 몰아냈고 연어는 돌아오지 않는다. 2019년 9월 이후 북극고래는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다.
오랫동안 알프스산맥에 막혔던 흰줄숲모기는 이 장벽을 넘어 연평균 150킬로미터의 속도로 유럽을 공격했고, 흰줄숲모기와 이집트숲모기에 물려 감염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세계의 식물대는 기후대와 일치한다. 식물학자들이 훔볼트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