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사서는 검색 엔진의 원조
청구번호의 속사정
사서가 읽지 않은 법에 대해 말하는 법
훼손된 책을 바라보며
장서폐기의 괴로움
소외된 책들을 위하여
도서관, 책, 말, 생각을 지지하며
도서관에서 나이 듦을 즐기다
집 없는 사람들의 안식처
시끄러운 도서관 만들기
도서관 건축가에게
20세기 최고 도서관 덕후의 꿈
도서관이 이제 쓰지 않는 말들
검열이 아니라 선정을
한국인 사서의 기쁨과 슬픔
산만한 정보 사냥꾼의 취미 생활
― 당신의 즐겨찾기에 담아야 할 디지털도서관
아날로그 도서관의 반격
도서대출카드의 낭만과 낭패
스티븐 킹도 무서워한 도서관 경찰
맥주를 기록하는 도서관
악기들의 도서관
고대 도서관 유적지에서 발견한 평행이론
도서관을 여행하는 이유
― 당신의 여행 계획에 넣어야 할 도서관
나가며
도서관여행자의 서재
찾아보기
수시 방문 가능, 모든 활동 환영, 무료
도서관만큼 ‘열려 있다’라는 동사가 어울리는 공간이 있을까? 여름의 폭염을 피해, 하교 후 학원 차량을 기다리는 사이에, 미팅까지 살짝 뜬 시간을 때우러, 정수기를 이용하려고, 지역 뮤지션의 공연을 보려고, 그리고 책을 빌리러 사람들은 무시로 특별한 이유 없이 도서관에 드나든다. 도서관은 그야말로 ‘도시의 거실’인 셈이다.
저자는 거실 문을 열어놓는 사서였다.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사서로 일하며 그는 수많은 이용자를 맞았고 그들에게서 삶을 배웠다고 말한다. 고령자, 노숙인, 어린이,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사람, 마약 중독자의 보호자, 유니콘을 믿는 사람… 모두 도서관을 찾았고 도서관은 그들을 환대했다. 그러는 사이 도서관에 푹 빠져 세계 곳곳 도서관을 돌아다니는 도서관여행자가 되었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배경이 된 멜크 수도원 도서관에서 저소득층 싱글맘 공동주택 1층에 위치한 도서관까지 다니며 그는 멋진 감상과 예리한 비평의 글을 써왔다. 도서관을 향한 무한한 애정이 낳은 이야기들이 책에 가득하다.
시끄러운데 조용한 도서관이 가능한가요?
저자는 도서관에서 누구보다 시끄러운 사람은 사서라면서 웃는다. 재잘거리는 청소년 이용자들에게 정숙의 눈짓을 줄 것 같지만, 실은 이용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서가를 안내하고 좋은 책을 추천하느라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사서라는 말이다. 몸으로 도서관을 즐기는 어린이 이용자와 청력이 약해진 고령 이용자에게도 시끌시끌한 도서관 환경이 훨씬 편안하게 느껴질 테다. 문제는 조용한 환경을 원하는 이용자다. 저자는 그런 이용자에게 귀마개를 제안했던 도서관 관장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일의 한 도서관에 귀마개 자판기가 설치돼 있었다는 여행 후기와 함께 말이다.
귀마개라니! 재치 있고 알맞은 제안이 아닐 수 없다. 도서관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낭독회, 북토크, 음악회 등을 열거나 랩 배틀이나 레슬링 경기 등 명랑 운동회 급의 행사도 연다.(77쪽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