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글
들어가며: 자기 위로이면서 자해인 것
1장 [ 갓생 ] … 어른 되기 어려워진 시대에 어른 되는 법
2장 [ 배민맛 ] … 현대인의 필수 MSG
3장 [ 방꾸미기 ] … 누구나 예쁜 집에 살 수 있다는 달콤한 말
4장 [ 랜선 사수 ] … 그 많던 사수는 누가 옮겼을까
5장 [ 중고 거래 ] … 명품 가방부터 판매자의 노동력, 이웃까지 팝니다/삽니다
6장 [ 안읽씹 ] … 톡포비아,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넘어
7장 [ 사주 풀이 ] … 나를 위로해줄 대안 종교의 시대가 도래했노라
8장 [ 데이트 앱 ] … 우리의 욕망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9장 [ #좋아요 ] … #외로움 #중독 #사회
나가며: 쓰기에 대한 쓰기들
“모든 경우가 그렇지 않다 해도 어쨌든 그건 우리가 서 있는 곳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중독’이라는 말은 그런 위치를 드러내기에 적합했다. (중략 내가 다루고자 하는 문화 주제들과, 몇 언론이나 소비 시장에서 언급하는 문화 트렌드는 상당수 겹친다. 다만 나는 중독된 자로서, 문화를 중독의 언어로 쓰고자 했다.”_11~12쪽
“내 자리를 더듬어 보면, 분명 차가웠다”
환상을 걷어내고 핍진하게 그려낸 청춘의 ‘겨울’
청춘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흔히 봄에 비유된다. 햇빛을 머금은 씨앗에서 꽃과 새순이 피어나듯 청년은 모든 가능성으로 가득한 푸릇한 존재로 비쳐진다. 특권과도 같은 그 뜨겁고 푸르른 ‘젊음’을 알차게 누리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직무유기’와 맞먹는 비난을 받기 십상이다. 열정을 상실한 젊은 세대, 뭐든지 쉽게 포기하는 청년, 조직이나 사회 규범에 녹아들지 못하고 혼자 부유하는 2030 젊은이들은 그 자체로 ‘문제적’이다.
하지만 도우리는 과감히 그 청춘이라는 은유를 비틀고 찢는다. 애초에 “봄의 상징처럼 눈부시고 푸르른 모습만이 청년이 아니라고”, “청춘인 우리는 단일하게 푸르지 않다”(12쪽고 말이다. 오히려 기회와 가능성을 빼앗긴 채 불평등한 사회와 궁핍한 현실에 아등바등 홀로 맞서는 게 오늘날 청춘의 모습에 가깝다. 청년의 현실과 동떨어져 덧씌워지는 허황된 기대를 문제 제기하며, 저자는 자신 역시 ‘자본 없는 자본주의 인간’이자 ‘사수 없는 노동자’, ‘집 없는 심미주의자’로서 사회가 제시하는 ‘정상적인’ 삶의 지표를 따르는 것은 마치 환상을 욕망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고백한다.
그렇다면 과연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 푸르지 않은 청춘도, 중독 그 자체도 아니다. 바로 청춘 주변의 차디찬 사회적 토양이다. 앞선 비유를 빌려, 청년 역시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기 위해 햇빛이 필요하지만, 정작 오늘날 청년 위에 드리워진 것은 그늘뿐이다. 《우리는 중독을 사랑해》는 각 장의 중독 문화 분석을 토대로 사회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