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과 걱정, 누군가의 부담을 짊어지고
오늘을 살아가는 게 맞는 걸까?
소설은 주인공 나태훈이 짝꿍을 관찰하면서 시작된다. 좀처럼 말 붙이기 어려운 녀석, 우리 반 1등인 녀석, 심화반을 단칼에 거절한 녀석, 휴대폰이 없는 녀석, 내 약점을 알게 된 녀석. 바로 ‘동기’다. 그런데 최근 들어 지리부도를 열심히 들여다보던 그 녀석이 태훈에게 휴대폰 번호를 묻더니 5월 5일 어린이날에 사라져 버렸다.
“동기가 가출했대!”
소문은 순식간에 퍼지며 교실이 발칵 뒤집힌다. 태훈은 곧바로 담임의 호출을 받는다. 그리고 담임과의 면담에서 동기가 자신과 여행 간다고 거짓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졸지에 동기의 공모자가 되고 만 것이다. 태훈은 억울하기도 하면서 ‘모의고사를 앞둔 이 시점에 공부도 잘하는 녀석이 대체 왜 가출한 걸까?’ 의문을 품는다.
그 와중에 돈 좀 빌려 달라는 동기의 전화를 받고, 차마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태훈은 동기가 있는 통영으로 떠난다. 하지만 통영행 버스에 몸을 실었어도 태훈의 마음은 독서실에 머물러 있다.
‘내가 하루를 날린 사이에 다른 애들은 수능 문제 하나쯤은 마스터했겠지. 나를 제외한 전국 모든 수험생의 수능 점수가 3점이 오르면 어떻게 될까. 그럼 내 등급이 얼마나 떨어지는 걸까. 분명한 건 대학 간판이 바뀌겠지. 그리고 나는 가족들에게 버림받겠지.’
그렇게 무거운 마음을 이끌고 간 통영. 태훈은 그곳에서 동기와 동행하며 현실의 자기 모습을 직시하게 된다. 내가 원하는 것도 아닌데 엄마의 눈치를 보며 공부하는 게 맞는 것일까? 과연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적어도 후회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중이지.”
타인의 만족이 아니라
현재 내 모습에 만족하는 삶을 위하여
그 후 태훈은 일상으로 복귀하지만 고3이라는 현실의 굴레에 답답함과 불안함을 느끼고 다시금 동기를 찾아 부산으로 향한다. 그렇게 도망가듯 떠난 태훈에게 동기는 이렇게 묻는다.
“공부는 할 만해?”
특별할 것 없는 말이지만 그 물음은 어느새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