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은 미술사 안에서만 이해할 수 있다. 현대미술은 감각적 아름다움 뿐 아니라 지적인 분야로서 발전하기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텍스트와 자료를 요구하고, 문맥과 배경을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현대미술은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관심의 대상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런데 돌아보면, 미술이 단순히 감상의 대상, 즉 감각이나 감성의 충족에 머물러 있던 시기는 그리 길지 않다. 미술이 탄생할 때부터 그것은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주술적, 의례적 역할을 수행했고, 그 위에 아름다움, 표현의 놀라움, 새로움, 장인정신 등을 더해왔다. 그래서 미술은 복합적이고 복잡할 수밖에 없다. 참고사항이 많은 것이 비단 오늘날 미술만의 문제가 아니라면, 우리는 고민을 조금 덜 수 있다.
미술의 이해는 시각의 훈련과도 불가분의 관계다. 시각문화는 예술의 향유와 매우 밀접한 거리를 유지하며 발달해왔다. 특히 현대에 이르러선 상호간의 긴밀도가 높아서, 영화, 광고, 디자인, 건축, 만화, 상품, 게임과 같은 디지털이미지 등, 여러 시각 분야의 제작, 수용과 영향을 주고받는다. 변화하는 대상을 통해 훈련된 시각은 철지난, 낡은 듯 보이는 표현에 쉽게 지루해하고 비판적이다.
이런 환경 안에 놓인 시각예술 종사자들은 빠르고 불규칙하게 변하는 미술의 중요한 요소들을 폭넓게 그리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줄 텍스트를 필요로 한다. 나와 양은희 선생은 현대미술을 설명하기 위해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10개의 키워드를 선택해서 각각의 개념들을 미술이론의 틀 안에서 상세하게 정리하였다. 각 키워드에 속한 3-4명의 작가들은 모두 포스트 모더니즘 이후 21세기까지 진행되어온 동시대 미술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대표적 작가들이다. 이들의 작품은 다른 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중요성에 대한 평가를 요구한다. 현대미술의 역동성을 보여주고, 쉽고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작품 이미지를 QR 코드로 텍스트 하단에 넣었다. 그들의 치열하고도 진지한 도전, 기발한 발상을 더 많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