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속이었다가, 발전과 신뢰의 상징이었다가,
신자유주의의 부산물로 취급받게 되어버린
다사다난한 자기계발의 역사
이 책은 성장하려는 인간의 욕구를 긍정하지만, 현재 자기계발(self-help, 자조론 이론들을 마냥 옹호하지는 않는다. 오늘날 자기계발서의 한쪽 스펙트럼은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시크릿》이나 1퍼센트의 승자 독식사회를 옹호하는 《12가지 인생의 법칙》 같은 류로, 개인의 의지와 노력, 책임을 강조한다. 여기에 함몰되면 개인적 상황, 각종 폭력과 자연재해, 사회의 구조적 결함 등의 맥락이 거세당하고, 모든 실패를 개인 탓으로 돌리는 정치적 문제가 생긴다. 또한 공동체 정신, 즉 이타주의와 겸손, 불굴의 정신, 용기 등의 인류애적인 마음이 ‘사생활 간섭’이나 ‘선비질’로 취급당하는 문화에 일조하게 된다.
자기계발의 욕구를 자본주의의 산물로 취급하는 태도 또한 위험하다. ‘계발’이라는 단어를 ‘눈앞의 위험 앞에 흔들림 없이 잘 대처하는 능력을 연마하는 것’이라 본다면 자기계발은 인류가 스스로 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목적지향적인 삶을 사는 가장 좋은 방안이다. 자기계발 욕구를 무시한다면 개인의 끈기와 노력으로 얻은 값진 성취들이 작고 보잘것없어진다.
이 책은 자기계발이 어떻게 인류를 감화시켰고, 인간에게 삶의 목적과 본질, 가치, 근심, 포부를 제공하는지 톺아본다. 각 시대에 중요시되는 자기계발을 들여다보면 그 사회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다. 예컨대 공자 시대에는 국가를 국가 구성원 각각의 총합으로 봤기에, 그 시절 자기계발은 사회적 약속의 일환이었다. 나의 성장이 곧 사회 전체의 발전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성장은 물론 스트레스와 고통까지 개인화시키는 오늘날 자기계발 기조와는 정반대 관점이다. 또한 자기계발을 어떤 은유로 설명하는지에 따라 스스로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이해할 수 있다. 예컨대 고대 서양에서는 인간의 몸을 펌프나 샘물과 같은 물 관련 용어들로 비유했고, 르네상스 시대에는 시계와 같은 기계에 빗대었다. 증기기관과 가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