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 호나이의 『정신분석의 새로운 길』은 신경증을 비롯한 심리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신경증은 개인이 힘들고 어려운 환경과 조건에서 살려고 몸부림치는 특이한 종류의 분투고, 신경증의 핵심은 자기와 타자의 관계에서 생기는 장애와 거기서 비롯한 갈등이다. 정신분석의 목표는 ‘신경증 경향’을 없애도록 환자의 불안을 덜어주는 것이다. 더 나아가 환자가 자발성을 회복하고 가치의 척도를 스스로 찾아서 살아갈 용기를 얻도록 돕는 것이 정신분석 치료의 목표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신경증 발병의 결정적 원인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장애다. 그러면 사회학이 해부 생리학을 대신한다. 성욕 이론에 암시된 쾌락 원리에 대한 일면적 고찰이 철회될 때, 안전을 위한 분투가 더 중요해지고 안전한 삶을 위해 분투하며 발생하는 불안의 역할이 새롭게 드러난다. 여기서 신경증 발병과 관련된 요인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나 어떤 종류든 유아기의 쾌락 추구가 아니다. 아이가 무력하고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으며, 세상을 위협이 잠재하는 곳으로 여기게 되는 모든 불리한 영향이 신경증 발병의 요인이다. 아이는 잠재적 위험에 두려움을 느껴 세상에 어느 정도 안전하게 대처하도록 허용하는 몇 가지 ‘신경증 경향’을 발달시킬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자기도취, 피학증, 완벽주의 경향은 본능적 힘의 파생물이 아니라 일차적으로 개인이 미지의 위험이 가득한 광야에서 길을 찾으려는 시도다. 신경증에 발현한 불안은 본능적 충동의 습격에 압도되는 것이나 가설로 세운 ‘초자아’의 처벌에 대해 ‘자아’가 느끼는 두려움의 표현이 아니라, 특수 안전장치의 작동 실패로 생긴 결과다. -「서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