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철학은 어떻게 동물을 길들였는가? 소거된 채 존재하는 동물 타자 11
1. 개괄: ‘해체’의 행보와 동물 타자 11
2. 데카르트 계보와 ‘결핍’으로 인식된 동물 21
3. 데카르트, 동물 기계론 25
4. 칸트, 섭리의 동물 37
2장. 존재·타자에서 배제된 동물 45
1. 하이데거의 동물론과 데리다의 존재·타자로서의 동물론 46
2. 아감벤의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권태 71
3. 데리다와 아감벤의 ‘생성’으로 본 동물의 ‘결핍’ 81
4. 라캉의 타자로서의 조건과 동물 타자의 배제 90
5. 지젝의 데리다적 동물 타자 105
3장. 동물이란 무엇인가? 115
1. 생성으로서의 코라와 생성으로서의 동물 타자·동물성 117
2. 레비나스의 얼굴을 가진 타자와 데리다의 얼굴 없는 타자 144
3. 귀향을 기다리는 이방인, 인간과 뱀 165
4장. 예술은 어떻게 동물과 친구가 되었나? 185
1. 프랜시스 베이컨과 타자인 동물, 고기 187
2. 데이미언 허스트와 희생된 타자, 동물 204
3. 요제프 보이스와 꼭두각시 타자, 동물 214
4. 올레크 쿨리크와 인간 안의 동물, 동물 안의 인간 232
5. 조은지와 인간을 응시하는 타자, 동물 241
5장. 동물 타자에 대한 환대 251
1. 동물철학·동물윤리학 253
2. 데리다의 생물학적·생태학적 코기토 276
결론 297
참고 문헌 307
접기
인간의 시각에서 벗어나 고양이의 시각으로 인간을 바라볼 수 있을까? 혹은 닭, 돼지, 소의 시각으로 인간을 바라볼 수 있을까? 동물의 자리에서 인간을 바라볼 때 기묘하고 우스꽝스러운 우리 자신의 모습이 드러난다. 아이를 위한 애니메이션에서 동물은 인간의 친구로 묘사된다. 인간처럼 옷을 입고 학교에 가거나, 수저와 포크를 사용하여 식사를 한다. 동시에 인간은 동물이라면 무엇이든 먹어 치워야 만족하는 위험한 존재이기도 하다. 동물을 친구로 여기면서 잔인하게 도살하기도 하는 인간의 모순적 행동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일찍이 동물의 이중적인 위치를 깨닫고, 동물에 대한 인간의 폭력적 시선을 비판했던 철학자가 있었으니 바로 프랑스 현대철학자 자크 데리다다. 알몸이 된 자신을 바라보는 고양이의 시선에서 당혹스러움을 느꼈던 그는 인간 주체를 구성하는 ‘결정적 타자’로 동물을 정의했다.
『데리다의 동물 타자』는 데리다의 사상을 통해 근대 철학이 어떻게 동물 타자를 억압해 왔는지를 밝히고, 그동안 은폐되어 온 동물 타자의 문학적, 예술적, 철학적 정체성을 드러낸다. 저자 임은제는 철학사와 현대 예술에 자리하는 뿌리 깊은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며, 현대 산업 사회에서 체계화된 동물 착취의 근거가 데카르트로 거슬러 올라가는 근대 철학의 정신에 있다고 본다. 반인간중심주의 사유에 기반하는 이 책의 관점은 생명중심주의에 초점을 맞추는 포스트휴머니즘을 따르며 무엇보다 자크 데리다의 후기 사유를 바탕으로 한다. 데리다의 후기 이론은 동물을 타자이자 존재로 간주하는 철학으로 동물을 철학사의 중요한 주제로 올려놓았을 뿐만 아니라 철학사 전체를 인간중심주의의 체계화이자 공고화로 비판하는 새로운 현대철학의 프레임을 제시했다.
포스트휴머니즘 사유의 시작,
데카르트적 이분법을 해체하다
데리다의 후기 저작인 『동물 그러므로 나인 동물』과 『짐승과 주권자』 1, 2권은 철학의 주요 역사를 구성해 온 데카르트의 계보를 동물 타자에 대한 착취의 논리이자 인간중심주의 사고의 결과로 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