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구들의 왈츠
본래 왈츠는 3박자의 경쾌한 춤곡이자, 둘이 한 쌍을 이루어 원을 그리며 추는 춤이에요. 저녁 무렵 열리는 파티에서 행복한 순간을 기념하며 추는 춤이기도 하지요. 클립 한 쌍이 다정히 놓인 표지를 열면, 만년필 둘이서, 볼펜 둘이서 짝을 이루어 노트가, 연필깎이가 마주 보고 정중하게 인사를 합니다. 쿵짝짝 쿵짝짝, 하나둘셋 둘둘셋, 3박자 왈츠가 책상 위에 흐르기 시작하면 가위처럼 리듬에 몸을 맡기고 고무줄처럼, 줄자처럼, 빙글빙글 돌아요. 당신이 누구든지, 문구들이 손을 내밉니다. 우리 함께 손을 잡고 춤을 출까요?
평범한 사물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
《채소 이야기》 《안녕》 《책상 왈츠》 3권의 그림책에서 박은정 작가는 평범한 사물을 바라보는 작가만의 특별한 시선을 일관되게 보여줍니다. 알록달록 예쁜 채소들이 주인공인 《채소 이야기》에선 파프리카가 우산이 되고, 연근이 쌍안경이 됩니다. 집 안의 가전제품을 다룬 《안녕》에선 헤어드라이어가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정수기가 울보 토끼가 됩니다. 작가는 일상에서 매일 만나는 사물들에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네며, 평범한 사물들 속에서 새롭고 낯선 모습을 발견해 냅니다. 서로 간의 경계를 허물어 누구와도 친구가 되게 하고, 함께 어울려 춤을 추게 하는 건 바로 상상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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