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 무리한 계획
2 체크인
3 폭풍의 시작
4 습격
5 유실물
6 악몽보다 더
7 필사의 도주
8 악몽의 눈
9 마법과 저주
10 그날
11 각자의 속셈
12 멈춰야 하는 이유
13 아침이 오기 전에
14 회장의 수집품
15 악마의 값어치
16 잘못된 거래
17 악마를 꾀어내려면
18 덫
19 미끼가 틀렸다?
20 우리는, 어쩌면
21 폭풍이 쫓아오는 밤에는
22 저주의 끝
에필로그
작가의 말
“도망칠 때에는 뒤를 돌아보면 안 된다.”
평화롭고 고요한 숲속을 울리는 끔찍한 비명
오랜만에 가족 여행을 온 이서네 가족. 신난 여섯 살 동생 이지와 아빠와는 달리 이서는 불안함이 앞선다. 평소 천식을 앓고 있으면서도 전날까지 무리해서 일을 마치고 온 아빠의 체력도, 가 본 적 없는 가족 여행의 어색한 분위기도 걱정이다. 그런데 천둥번개가 치며 빗방울까지 떨어지고, 산 저편에 있다는 개 농장에서는 개들이 요란하게 짖어 댄다. “역시 이 여행은 오는 게 아니었다.”(34면
폭우가 쏟아진 저녁, 갑자기 인터넷과 전화가 끊기고 아빠는 상황을 확인하러 관리동으로 떠난다. 이서는 이지와 아빠를 기다리며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버석버석, 낙엽을 밟는 소리. 보행로가 아닌 곳에서 들려온 소리에 긴장하여 신경을 곤두세우던 찰나, 창문 밖을 지나는 검은 그림자를 발견한다.
시커먼 물결이 창틀 바로 아래에서 넘실거리고 있었다. 창밖으로 비친 형광등 불빛이 뻣뻣하게 곤두선 표면 위를 천천히 타고 흘렀다. 두 팔을 활짝 벌린 너비의 두 배 크기였던 창문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를 가득 채운 채로. ― 본문 44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짐승은 곧이어 이서의 옆 숙소를 습격하고 끔찍한 비명이 울려 퍼진다. 잠시 뒤 괴물을 사라졌지만 관리동에 간 아빠는 돌아오지 않는 상황. 이서는 아빠와 어른들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품고 이지를 업고 관리동으로 달린다. “달려야 한다. 도망쳐야 한다. 그것이 쫓아오기 전에 더 빨리.”(9면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이 덮쳐 와도
반드시 우리를 지켜 낼 거야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관리동에 도착한 이서가 마주한 것은 아빠가 아니라 어설픈 직원 한 명과 낮에 마주쳤던 또래 남자애 남수하뿐이다. 수하는 엄마의 권유로 교회 수련회에 참여해 수련원에 오게 됐다. 전부 낯선 얼굴들뿐인 일행들이 어색해 혼자 산책을 나온 길에 천식 환자들이 쓰는 흡입기처럼 보이는 물건이 핏방울이 묻은 채 떨어져 있는 걸 발견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