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_ 생사인문학 관점에서 코로나를 사유하다
1장 죽음의 현장에서 바라본 10가지 단상
1.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을 지니고 산다|2. 자살, 그 견딜 수 없는 마음의 고통|3. 무연고사, 애도되지 않는 죽음을 생각하며|4. 고독사, 소리 없는 외로운 죽음|5. 간병살인, 마지막 시간의 선택|6. 죽어가는 사람도 살아 있는 사람이다|7. ‘박탈된 비탄’, 빼앗긴 슬픔에 대한 애도|8. 애도문화로서 죽음의례에 대한 생각|9. 애도작업, 사별 후 애도적 개입에 대하여|10. 삶은 끝나도 관계는 지속된다
2장 존엄한 죽음이 사라지는 사회
1. 팬데믹이 끝나지 않는다|2. 코로나19 이후 죽음을 대하는 태도|3. 밀려난 죽음의 존엄성
3장 코로나 시대에 사별을 경험한 사람들
1. 사별 경험자 인터뷰 원칙|2. 팬데믹 속에서 경험한 11인의 사별
4장 코로나 시대 애도 이야기
1. ‘준비 없이 다가온 죽음’을 경험하다|2. 팬데믹 속 유가족들의 감정|3. 사별의 슬픔을 견뎌내는 과정|4. 사별 이후 변화와 성장|5. 코로나19로 달라진 애도문화|6. “애도상담이 효과 있다고 느꼈어요”|7. 애도문화의 변화가 미치는 영향
5장 죽음의 역사를 통해서 보는 애도문화
1. 죽음의 역사|2. 문화는 개인을 넘어 의례를 만든다|3. 의례로 보는 애도문화|4. 사회가 변하면 애도문화도 변한다
6장 사회적 치유로서 애도 코뮤니타스를 지향하며
1. 코로나19가 불러온 문제들|2. 애도 공동체를 제안하며
에필로그 _ 죽음을 ‘당할’ 것인가, 죽음과 ‘함께할’ 것인가
감사의 글
참고문헌
“죽음이란 납득할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일어나는 일이다!”
생사인문학 관점에서 바라본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삶과 죽음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적 유행으로 팬데믹이 선언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았다. 그것은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한 유가족들에게도 해당했다.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감염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 코로나 감염으로 돌아가신 분들은 제대로 상례를 치를 수가 없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망자 장례관리 지침」에 일부 감염성 질환을 가진 사람의 시신 조직과 접촉할 때 노출 최소화 방식으로 시신을 처리한다고 규정해 선(先 화장 후(後 장례 원칙이 된 것이다. 2022년 들어서부터는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쌓이면서 선(先 장례 후(後 화장이 다시 가능해졌지만, 그 전까지는 감염 우려 때문에 염습도 못하고 수의도 입히지 못한 채 사망 당일에 화장하는 일이 계속됐다.
코로나19로 사망한 고인은 의료용 백에 밀봉된 채 병실 밖으로 나와 안치실로 이동됐고 관으로 옮겨졌다. 영구차까지 관을 옮기는 운구도 거리두기를 위해 가족이 아닌 장례지도사가 진행했으며, 3일장은커녕 3시간 만에 죽음이 정리되는 모습도 있었다. 시신은 바로 화장이 되고 유가족과의 접촉이 차단된 채 몇 시간 만에 의례가 끝나는 것이 초기 방역의 모습이었다. 환자 유가족은 슬퍼할 겨를도 없고 애도할 틈도 없었던 것이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장례식을 치르지 못하고 애도도 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죽음의 존엄성은 존중되지 못한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장례식이 애도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수많은 연구와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가족도 못 보고 유언도 못 하고 애도도 못 하는 참담한 죽음, 빈소와 조문객 없이 장례도 못 치르고 부모와 혈육을 보내는 유족 입장에선 평생 한으로 남을 한 맺힌 사별 경험이었을 것이다. 또 코로나로 인해 지병에 대한 진료를 미루다가 돌아가신 분들도 있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