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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안녕 본본 - 노란상상 그림책 91 (양장
저자 정유진
출판사 노란상상
출판일 2022-10-31
정가 19,000원
ISBN 9791191667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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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만난 이야기
2부. 옛날 이야기
3부. 우리 이야기
4부. 떠나는 이야기

‘나’의 이야기
애견 카페를 전전하던 강아지 본본이 처음 우리 집에 온 날, 본본은 아무도 다가오지 못하도록 잔뜩 날을 세웠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본본이 내게 다가와 무릎에 앉았다. 다리가 저려도 꼼짝 않고 30분이나 함께 앉아 있던 그날, 본본과 나는 서로에게 마음을 활짝 열었다.
본본과 함께한 봄, 여름, 가을, 겨울. 함께 잔디밭에 누워 떠가는 구름을 보고, 낙엽을 밟으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즐기고, 꼭 껴안은 채 낮잠을 자고, 매일 같은 길로 동네를 산책하는 평범한 일상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지 그때는 잘 몰랐다.
어느덧 열다섯 살이 된 본본. 강아지 나이로는 노년이지만 내겐 여전히 아기 같기만 하다. 언제부터인가 머릿속에서 죽음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죽음 뒤에 우리는 어디로 갈까? 다시 만난다면 서로를 기억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 언젠가는 떠난다는 걸 알지만…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 같은 건 영원히 할 수 없을 것 같다.

‘본본’의 이야기
죽음은 예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쳤다. 그 아이가 선물해 준 빨간 티셔츠를 따뜻하게 챙겨 입고 죽음을 따라나선다. 작별 인사를 나눌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날마다 함께 산책하던 길을 걸으며, 자꾸만 뒤돌아 우리가 살던 집을 올려다본다. 내일도 함께 걷기로 약속했는데…….
어디로 가는지는 잘 모른다. 죽음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달을 향해 산을 오른다. 함께 걷는 길동무들이 있어 다행이다. 천국으로 간다는 까만 고양이, 강아지별로 떠난 동생에게 들려줄 노래를 전하러 간다는 하얀 강아지, 그리고 길 잃은 아이들이 집에 가게 돕는다는 떠돌이 강아지들.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나자며 작별 인사를 나눈다.
걷고 또 걷는 사이 비로소 깨닫는다. 나는 집으로 가는 길이다. 달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러 달려온 친구 똘이에게 말한다. 작별 인사는 필요 없다고. 사랑한다고.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맞이한 모든 이들과 나누는 위로와 공감의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