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자비와 하심_나와 당신의 평안을 그리다
밥이 하늘이고 부처입니다_윤용 <협롱채춘>
질병과 액운을 벼락도끼로 번쩍_김덕성 <뇌공도>
큰 강은 말이 없소_김홍도 <신언인도>
당신이 아름다운 얼굴을 원한다면_작자미상 <오명항 초상>
발을 담그고 욕심을 씻는다_이행유 <노승탁족>
칼바람을 이겨낸 붓_추사 김정희 <무량수>와 <자화상>1
나와 나 아닌 것 사이에서_추사 김정희 <무량수>와 <자화상>2
한국 산사는 언제나 겨레와 함께_김윤겸 <해인사도>
분연히 떨치고 일어난 한국의 선승들_작자미상 <청허당 휴정 진영>
부처님의 특별한 대화법_이명욱 <어초문답도>
노승은 책 속에서 길을 찾고_윤두서 <수하독서도>
우리는 추위를 어떻게 이겨내는가?_엘리자베스 키스 <아기를 업은 여인>
그녀들의 삶이 조금은 평안했기를_엘리자베스 키스, 폴 자클레 <신부>
눈보라 치는 밤을 걸어야 알게 되는 삶의 무게_최북 <풍설야귀인>
벗은 떠나고 차향만 남았네_홍현주 <수종사>
술이란 그저 입술을 적시는 데 있다_김후신 <대쾌도>
박쥐가 신선의 화신이라면_김명국 <박쥐를 날리는 신선>
2부 자연과 생명_불교와 인연 깊은 동식물을 그리다
곧 사라질 매미의 울음처럼_김인관 <유선도>
돼지가 뛰노는 세상을 꿈꾸며_기산 김준근 <산제>
달마대사와 갈대 잎_김홍도 <절로도해>
가을은 참새소리에서 시작된다_작자미상 <참새무리>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기를_신사임당 <수박과 들쥐>
그림으로 향기를 전하는 방법_어몽룡 <월매도>
벗을 기다리듯 봄을 기다린다_전기 <매화초옥도>
호랑이의 기상도 함께 부활하길_겸재 정선 <송암복호>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꽃_정조대왕 <국화도>
진짜 낙타를 보았느냐?_이인문 <낙타도>
인어의 전설, 전설 속의 잉어_작자미상 <어변성룡도>
사립문을 지키는 것이 네 임무거늘_김두량 <삽살개>
3부 화합과 평등_우리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그리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마음의 평안을, 2부에서는 자연과 생명의 존엄함을, 3부에서는 화합과 평등을 주제로 그림들을 소개한다. <협롱채춘>을 통해 조선 후기 여성의 삶을 들여다보고 <뇌공도>를 통해 민중의 정신적 기반이 되었던 토속신앙을 조명한다. <오명항초상>을 통해서는 두창이 휩쓸던 시대의 풍경을 그려내고 <노승탁족도>를 통해 세속에서 벗어난 선비의 초탈한 마음을 되짚어본다.
이처럼 옛 그림 속에는 당대의 역사와 풍속, 세태뿐만이 아니라 현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면면히 전해져 내려오는 가르침과 깨달음의 열쇠가 숨어 있다. 예술과 역사, 종교와의 접목을 통해 다채로운 눈으로 옛 그림을 감상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책속에서
P. 21 해월 최시형 선생은 “밥 짓고 밥 먹는 일이 가장 으뜸가는 제사”라 했습니다. 불교 경전에는 마음이 괴롭고 살기 힘들다고 토로하는 중생들에게 부처님은 “당신은 무얼 먹고 사느냐?”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인생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는지를 먼저 물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불교 삼장 三藏에 음식 이야기가 빠짐없이 등장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붓다와 수자따의 유미죽 이야기에서 붓다의 음식에 관한 생각을 알 수 있습니다.
_ 「밥이 하늘이고 부처입니다」 중에서
_ 「밥이 하늘이고 부처입니다」 중에서 접기
P. 35 시왕도나 명부계 불화에서도 남을 중상모략하는 등 입으로 죄를 지은 사람은 혀를 길게 빼서 땅에 말뚝으로 고정시킨 후 그 위에서 소가 쟁기질을 하는 무서운 형벌을 받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국립박물관 소장 <시왕도> 중 송제대왕도에서는 그 무시무시한 형벌의 모습이 생생히 그려져 있습니다. 살아오면서 자신도 모르게 많은 잘못을 하는데 가장 흔한 잘못이 바로 말로 인한 잘못입니다. 옛일을 회상하면 타인에게 상처가 될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냈던 부끄러운 장면이 떠오릅니다. 만약 그 사람을 다시 만난다면 지금이라도 용서를 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