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되는 데 필요한 조건?
아이들이 처음 만난 또래에게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것은 ‘나이’입니다. 형동생을 나누어 호칭을 정하고, 동갑끼리 어울려 놀려는 거지요. 나이로 친구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 구분한다니, 너무 한정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나요? 또래가 아니어도 누구든 친구가 될 수 있는데 말이에요.
주인공 연이와 순이 할머니도 처음에는 서로 서먹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던 연이가 놀이터를 가고 싶다며 혼잣말을 하자 순이 할머니도 솔깃합니다. 할머니가 어릴 적엔 놀이터가 없어 놀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노는 걸 보며 얼마나 재밌는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동심이 피어난 할머니는 같이 가 보자며 손을 내밉니다.
작가는 판타지를 활용해 둘의 관계를 극적으로 이끌어 냅니다. 놀이터에 가고 싶다는 둘의 마음이 통하는 순간, 순이 할머니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됩니다. 6살 연이의 또래가 된 순이 할머니는 연이와 놀이터로 달려갑니다. 무겁던 몸이 오늘따라 날아갈 것처럼 가볍습니다. 그동안 겁나서 타지 못했던 놀이기구도 용기 내 타 봅니다. 연이도 순이 할머니와 함께하니 낯선 동네가 이제 싫지 않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나누어 먹는 것도, 무서운 강아지를 피해 도망치는 것도 다 재미있습니다. 그렇게 놀다 보니 어느새 연이와 순이 할머니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정말 순이 할머니가 어린아이로 변신한 걸까요? 어린 순이의 모습은 할머니의 마음이 투영된 것입니다. 나이를 먹었다고 마음까지 늙은 것은 아니니까요. 할머니의 해맑은 마음이 연이의 눈에는 제 또래와 다를 것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친구 대하듯 마음을 터놓고 놀 수 있게 된 것이지요.
6살 연이와 76살 순이 할머니는 나이 차이가 무려 70살이나 됩니다. 하지만 나이 차이는 친구가 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다. 고양이를 귀여워하는 것, 달콤한 것과 예쁜 것을 좋아하는 것, 놀이터에서 놀고 싶은 것 등 연이와 순이 할머니가 친구가 될 이유는 너무 많습니다. 친구 사귀는 것을 겁내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