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정재승(교수
고대 그리스인들은 우리가 삶에서 겪는 모든 경험들과 우리를 둘러싼 모든 사물에 대해 신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신들이 올림포스산의 꼭대기에서 가족처럼 함께 모여 살고 있다고 상상했다. 그리스인들은 올림포스의 신들이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 인간과 비슷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모든 신은 우리처럼 싸우고 사랑에 빠지고 질투하고 실수한다. 인간 세상에서 일어날 법한 모든 사건이 신들의 이름으로 등장하며, 때로 극단적으로 이야기를 밀어붙이기도 한다. 이처럼 신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인간의 삶에 빗대어 보여주는 덕분에, 우리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통해 우리의 삶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인간을 한발 떨어져 낯설게 보기, 그것이 그리스·로마 신화의 매력이다. 그리스·로마 신화가 벌써 5권에 다다랐다. 여러분은 이번 권을 무척이나 좋아할 것이다. 디오니소스, 미다스, 오르페우스, 그리고 여러 뮤즈 등 매력적인 신들이 잔뜩 등장하기 때문이다. 술을 좋아하고 가무를 즐기며 놀이와 예술에 심취한 신들을 통해 우리는 놀이와 예술의 본질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번 책에서는 ‘놀이’라는 개념을 열쇳말로 주목하길 바란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간절히 갈망하는 것,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는 것, 혼자 해도 좋고 함께 해도 좋은 것, 날마다 반복해도 결코 똑같이 되풀이되지 않으며 매번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것, 그러다가 종종 예상치 못한 근사한 결과들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놀이이다. 어린이의 두뇌 활동은 놀 때 가장 활발해진다. 뇌 전체를 최대한 골고루 사용하며 세상을 배우고 학습하는 것이다. 인간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더 긴 ‘어린 시절’을 보낸다. 덕분에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노는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놀이를 통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놀이가 인간의 지능을 발달시키는 아주 강력한 학습 과정인 셈이다. 또한 예술은 그 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