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1장 동물해방인가, 동물권리인가, 동물관계인가?
밍크는 해방되었을까?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동물해방론
동물도 시민이다-동물권리론
동물은 감염시키고 빵을 나누는 소중한 타자다-동물관계론
2장 쥐 이야기
쥐의 특이한 위치
하멜른의 쥐잡이 사나이
쥐는 박멸되지 않는다
동물-되기 혹은 쥐-함께-되기
쥐와 인간의 평등한 관계는 어떻게 가능할까
3장 동물, 정체성에서 행위성으로
동물의 시선 앞에서 나는 누구인가?: 시선의 얽힘
동물은 우리를 (새로운인간으로 만든다: 언어 없이 대화하기, 주의를 기울이기
야생에서 재야생화로
나가며 환대에서 공생으로
참고문헌
동물에 대한 인간의 사랑 방식을 의심하다
-동물 보호와 동물 해방은 동물을 위한 일인가
1998년 영국, 동물권 활동 단체인 ‘동물해방전선’은 밍크 농장에 침입하여 비좁은 케이지에 갇혀 있던 6,000마리의 밍크를 ‘해방’시킨다. 그들은 인간과 동물의 권리는 동등하므로 밍크의 털을 얻기 위해 밍크를 사육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해방되어 자연으로 돌아간 밍크는 야생 숲에 적응하지 못해 일찍 죽거나 마을로 내려와 아이와 반려동물을 위협하다가 죽임을 당했다. ‘해방’된 밍크는 드넓은 숲에서 갑자기 내던져져 행복하게 살아갈 수 없었다. 이때의 ‘해방’은 밍크의 입장이 아닌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본 ‘해방’이다.
이러한 인간중심성은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론에도 전제되어 있다. 싱어는 동물이 쾌감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쾌고감수능력’을 지닌 존재이며, 인간이 동물의 이익과 행복을 고려하지 않는 것을 ‘종차별주의’라고 말한다. 또한 인간의 미각은 동물의 목숨에 비하면 사소한 이익이며 동물실험으로부터 얻은 유용성은 분명히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는 공리주의적 논리를 펼친다. 또한 동물과 인간의 평등성을 입증하기 위해 동물과 지적 장애가 있는 성인이나 어린아이를 비교한다는 점에서 인간중심성과 한계를 드러낸다.
동물의 내재적 권리를 인정해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톰 레건의 《동물권 옹호론》이나 동물을 인간과 동일한 사회적 구성원 혹은 대등한 거주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윌 킴리카의 동물정치론 역시 차별받아온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인권의 확장 방식과 유사하게 인간이 동물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인간중심성을 전제하고 있다. 저자는 두 이론 모두 동물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급진적 논의이지만, 윤리와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인간사회에 동물을 편입시키는 방식이지 인간과 함께 지구생활자로 살아온 동물을 존중하는 방식은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개를 ‘소중한 타자’이자 ‘반려종’이라고 선언한 해러웨이의 동물관계론에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