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시리즈를 펴내며
《토끼전》을 읽기 전에
병든 용왕이 울음을 운다
신 별주부, 토끼를 잡으오리다
제발 덕분 가지 마오
이 산에 산다는 토끼를 아시오?
내가 이 산중의 어른이다
토, 토, 토, 호생원 아니오?
수궁 가서 훈련대장 살자
토끼 너 어디 가느냐?
내 배를 갈라 보시오
토끼가 별부인의 손을 잡고 사랑가로 노래한다
자라 등에 저 달 싣고 우리 고향 어서 가자
아이고 쉬낭청, 쉬 좀 슬어 주시오
요게 바로 꾀주머니지
이야기 속 이야기
민화 속의 토끼와 거북 _ 토끼와 거북, 이미지 왕은 누구?
우화 소설 읽기 _ 동물들이 말을 한다고?
용궁 기행문 _ 내가 가 본 용궁
조선 시대 여인의 삶 _ 누가 별부인에게 돌을 던지랴
《토끼전》의 이본 소개 _ 다양한 가치의 경합 무대
깊이 읽기 _ 풍자와 해학으로 엮어 낸 꿈과 희망
함께 읽기 _ 토끼처럼 용궁에 간다면?
참고 문헌
꾀 많은 토끼와 우직한 자라가 벌이는
위험천만 수궁 여행
《토끼전》은 동물들을 내세워 속 시원한 풍자와 비판을 쏟아 내는 우화 소설입니다. 고비 고비 닥치는 위험을 번뜩이는 재치와 지혜로 뛰어넘는 토끼는 인간 세상의 누구와 닮은꼴일까요. 충성심이 가득하지만 세상 변화에 우둔한 자라는 어떤 인물들을 빗대고 있을까요. 이들이 꼬집는 사회의 모순과 《토끼전》이 바라는 평등한 세상을 자유롭게 상상하며 수국과 육지를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1. 동물들을 내세워 꼬집고 곱씹는 인간 세상의 천태만상
《삼국사기》에 전하던 〈구토 설화〉가 조선 후기에 판소리의 형태를 거쳐 소설로 자리 잡은 것이 《토끼전》입니다. 《토끼전》은 120여 종의 이본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가람본 〈별토가〉와 박봉술이 판소리로 부른 〈수궁가〉를 토대로 번역했습니다.
《토끼전》은 짐승과 물고기 들이 등장하여 인간 세상의 일을 이야기하는 우화 소설이자 당대 민중과 호흡하며 그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판소리계 소설입니다. 따라서 《토끼전》 안에는 현실에 대한 비판과 함께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상향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우화 소설은 주로 풍자하고자 하는 부정적인 현실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없어 간접적으로 표현하려고 할 때, 또는 동물의 단순한 성격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갈등을 통해 인간 사회의 모순을 보다 선명하게 부각시키고자 할 때 쓰였습니다. 봉건 사회가 해체되어 가며 지배 계층의 횡포가 심했던 조선 후기에는 특히 당대 현실을 에둘러 비판하는 우화 소설이 많이 나왔고 《토끼전》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토끼전》을 읽는 동안 책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과 닮은꼴인 인간 사회의 인물들이 누구인지 찾아보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토끼가 처한 고난은 힘겨웠던 조선 후기의 사회상에, 병든 용왕의 모습이나 무능하기 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