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 왜 ‘신데렐라 이야기’인가
신데렐라 이야기의 매력/ 신데렐라 이야기가 품고 있는 인간·세상에 대한 태도
2 신파적 주인공과 신데렐라의 간극
행복한 신데렐라를 가로막는 것/ 신데렐라와 며느리의 간극/ 고학력자와 하층민, 그 크나큰 격차
3 신데렐라의 가능성 혹은 불가능성
인생은 ‘엔조이’, 그러려면 돈이 필요해!/ 신데렐라맨의 시대: 사랑과 야망을 한꺼번에/ 결혼과 가족은 또 다른 전쟁터/ 짧은 신데렐라맨의 시대가 끝나고
4 익어가는 자본주의, 그 속의 사랑과 결혼
시장판에 나앉은 결혼/ 소녀 같은 성매매 여성의 시대/ 상처 깊은 왕자는 신데렐라를 거두지 못했다/ 캔디의 부상과 한국 순정만화의 다른 욕망
5 신데렐라의 시대와 그 쇠락: 1990년대 이후
〈사랑을 그대 품 안에〉와 캔디렐라 시대의 개막/ 캔디렐라와 악녀의 경쟁/ 신데렐라 이야기에 깃든 희극과 판타지/ 신데렐라 이야기가 물러간 자리
에필로그_ 신데렐라 이야기, 그 부침의 의미
주
참고문헌
1960년대 신데렐라맨, 남자의 희망
100년 동안 신데렐라 이야기가 인기를 누렸던 단 두 시기, 1960년대 중반과 1990년대 후반은 공통점이 있다. 자본주의적 성장에 대해 대체로 대중의 신뢰와 희망이 있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1960년대 중반은 최초의 시민혁명에 성공함으로써 이승만 정권을 몰아냈고, 비록 정변으로 권력을 쥔 정권이긴 했지만, 정국을 안정시키며 경제개발계획 등을 야심만만하게 추진하면서 우호적 민심을 얻었던 때였다. 전쟁이 끝난 지 10년이 넘었으며 여러 법과 제도가 정비되면서 사회가 약간의 안정을 회복한 시기였다. 경제개발계획이 아직 뚜렷한 성과를 드러내지는 못했으나 산업화의 빠른 진전이 이루어질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아직은 시작하는 시기여서 국가 주도의 빠른 산업화와 강력한 국가주의적 통치가 앞으로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경제성장의 결실이 과연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지, 아직은 알 수 없던 시기, 그래서 희망과 신뢰가 강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무리한 장기 집권으로 지식인과 대학생의 저항이 거세졌고 노동문제와 도시주거문제 등이 마구 터져 나오기 시작했으며, 설상가상으로 전쟁 전후에 태어난 세대가 청소년기에 도달하면서 부모뻘인 식민지 세대에 대한 불신의 태도를 뿜어대던 1970년대에 비하면, 1960년대 중반은 그야말로 순진하게 희망찬 시대였다.
그리고 이 시대에 희망차게 상승하던 신데렐라는 남자였다. 대중예술 작품의 인기를 보건대 1960년대의 민심은 가진 것 없는 남성 청년이 상승기류에 올라탄 형국이었다. 능력과 책임감과 의지까지 갖춘 남성은 말할 것도 없고, 능력과 의지는 그리 신통치 않지만, 진정성 있는 뜨거운 마음만 갖추었다면 충분히 희망적이었다. 물론 진정성 있는 사랑·결혼과 계층 상승을 동시에 달성하는 신데렐라가 남자이며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처가의 도움으로 계층 상승에 성공한다는 점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큰 약점이었다. 어찌 보면 이 시대 청춘영화의 신데렐라맨이 계층을 뛰어넘는 진정성 있는 사랑까지는 성공했지만 말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