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놀라운 3차원 만화영화 <미션 임파서블?루벤>
사랑이냐, 권력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오필리아>
남북한, 대결을 넘어 공존으로! <모가디슈>
꿈과 현실 사이에서 <내가 날 부를 때>
아버지는 왜 300Km를 걸어야 했는가 <아버지의 길>
두 세계가 이어지면 기적이 이뤄진다! <용과 주근깨 공주>
입양아가 마주한 인종의 용광로 미국 <푸른 호수>
여수와 순천의 동백꽃 만 송이 지다 <동백>
꿈과 죽음 사이에서 <당신 얼굴 앞에서>
정말로 지구에 눈이 오지 않는다면?! <첫눈이 사라졌다>
눈은 시원하게, 가슴은 따사롭게 <메이드 인 이태리>
당신이 알아서 해석하라고?! <끝없음에 관하여>
‘상실의 시대’와 인간을 위로하는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대만판 <사랑과 전쟁>인가, 시대의 선구인가?! <해탄적일천>
거장 장예모의 귀환을 어떻게 볼 것인가?! <원 세컨드>
0.05%의 알코올이 가져온 기적 <어나더 라운드>
부러지고 꺾인 꽃, 압화로 다시 태어나다 <보드랍게>
<벨파스트>에서 만나는 사람 사는 세상 <벨파스트>
어수선하지만, 되새겨볼 영화 <패러렐 마더스>
누가 브로커인가?! <브로커>
2019년 생겨난 이후 코로나19가 3년 넘도록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맨눈으로 볼 수 없기에 그 실체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미생물의 공격이 탐욕으로 찌든 빚쟁이의 지칠 줄 모르는 채근처럼 지독스레 끈덕지다. 언젠가 인류는 기막힌 치료제와 항생제를 발명하여 코로나바이러스를 발본색원할 터이나, 그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참으로 길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이런 재앙의 근원이 인간의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탐진치(貪瞋痴 삼독(三毒이라니 성찰할 일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림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림자는 늘 빛과 동행이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세계적으로 유행한 덕분에 다채로운 영화를 볼 수 있어서 나는 행복했다. 예전에는 충무로나 할리우드 영화가 크고 작은 개봉관을 점령하다시피 했는데, 코로나 이후의 영화관 풍경은 사뭇 다르다. 거금을 들인 대작 영화가 기세를 잃고, 그 자리를 다양한 국적의 영화가 빼곡하게 채운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다양성이 선사한 뜻밖의 즐거움이랄까?!
이번에 출간되는 <문학교수, 영화 속으로 들어가다 9>에는 한국과 미국의 영화 이외에도 9개국 영화가 들어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일본과 중국, 대만은 물론 에스파냐와 영국, 덴마크와 스웨덴뿐만 아니라, 세르비아와 폴란드 영화까지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그러니까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유럽을 포괄하는 11개국의 영화 20편이 이 책에 담겨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기대하기 어려운 결과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한국 영화 <동백>과 영국 영화 <벨파스트>는 도저히 잊을 수 없는 폭력의 양상을 실감 나게 재연한다. 여순사건을 상업영화로 만든 <동백>은 한국 현대사의 뼈아픈 질곡 가운데 하나를 보여주며, 지금까지도 우울한 기억으로 남은 북아일랜드의 종교 분쟁을 다룬 <벨파스트>는 사뭇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오필리아>와 <드라이브 마이 카>는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체호프의 <바냐 외삼촌>과 밀접하게 결합하면서 고전과 현대의 만남을 기꺼이 주선한다.
여전히 거장 소리를 듣는 장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