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_당당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1부 말 잘 듣는 아이
말 잘 듣는 아이 / 흙 101-넉넉한 품 / 여유 3
최혜정 선생 목소리 / 사자로 태어난다면
코로나19-시간 / 우리말과 외국 말
지금 아빠는 겨울나무 / 몸말로 말을 하는 나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겠다 / 여유 2 / 편다는 말
2부 참 좋은 세상
그냥 즐거운 날 / 참 좋은 세상 / 행복한 고구마
돌도 웃는다 / 한 자리 차지한 민들레
내 짝을 떠나면서 / 넝쿨손 손잡이 / 고마운 운동기구
입춘 추위 / 오늘 / 구글에게 / 새 잎이 눈 뜰 때
3부 뿌리가 없어 불편하겠다
뿌리가 없어 불편하겠다 / 기상대 기념공원
버텨주는 것 / 가을 강물 / 대단한 무화과나무
주사위는 대단해 / 정월 대보름 / 세월이 약이다
내리막길 / 참을성 있는 지구의 / 강물의 말씀
나를 돕는 세상
4부 눈 속의 꽃 한 송이
눈 속의 꽃 한 송이 / 동기동창생 / 새가 놀랄까봐
까치밥이 된 지렁이 / 반려견과 함께
친구가 많은 조팝나무 / 고래도 춤춘다는데
강아지와 정이 드는 것은 / 부지런한 바람개비
말이 하고 싶은 플라타너스 / 첫 경험
겨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11월
5부 상상하는 재미
상상하는 재미 / 아름다운 인물은 배경이 만든다
생각이 없는 바람개비 / 내 생각 / 구름이 부럽지 않을까?
기상대 기념공원에서 만난 생각들 / 산책길에서 사귄 마로니에
시침 떼고 있는 어둠 / 꽃이 되고 싶은 나무 / 오월이 없다면
나무 울타리에서 만난 생각들 / 길거리에서 만난 생각들
“서로에게 밥이 돼 주십시오.”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최춘해 선생은 구순을 넘긴 세월을 살고 있지만 원로라는 말을 진작 걷어내고 흙을 다지고 일구고 또 다지듯이 동시의 흙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하나의 길을 감에 있어서 흔들리는 일 없이 간다는 건 더욱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다고 그 일에 매몰돼 앞뒤 상하 구분을 못 하는 일도 없습니다. 그렇게 선생은 동시의 길을 걸어왔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1967년 첫 동시집인 『시계가 셈을 세면』을 내고 55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후배 시인들을 위한 무료 문학 교실을 열어간다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그런 일을 아무런 동요 없이 바라는 것 없이 해내고 있는 선생입니다. 서로에게 밥이 돼 주라는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처럼 생명들에게 밥이 되고자 하는 흙의 마음을 담아 시집을 내놓습니다.
동시집 이름을 ‘말 잘 듣는 아이’로 정한 것도 방정환 선생님의 뜻을 받드는 생각입니다. ‘말 잘 듣는 아이’란 쑥쑥 자라야 할 나무를 자르고 비틀고 철사로 감아서 제대로 자라지도 못하게 한 분재처럼 어린이를 어른이 윽박질러서 앉으라면 앉고 서라면 서는 말 잘 듣는 아이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어린이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린이의 생각을 존중해야 합니다.
-「시인의 말」 부분
선생은 “어린이를 어른이 윽박질러서 앉으라면 앉고 서라면 서는 말 잘 듣는 아이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분재 키우듯 키워서야 어떻게 무한 가능성의 꿈을 영글게 할 수 있겠는가하고 일갈하고 있습니다.
“새가 앉을 많은 의자를 원하면 가지 많은 나무로, 작은 벌레를 돕고 싶으면 쇠별꽃처럼 작게” 그렇게 각자의 생긴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자고 조용한 목소리로 제안하기도 합니다.
또한 사자의 힘과 용맹을 가진 채 여린 동물과 어울려 노는 상상은 힘센 사람들이 어떻게 힘을 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