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전시장에서 그가 즉석에서 그린 벽화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쓰여 있었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그냥 때론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질러버려!”
한 작가의 평소 생각이 잘 표현된 문장으로 볼 수 있다.
그는 현대인에 내재한 물질적 욕망 3쾌(유쾌·상쾌·통쾌를 행복한 돼지로 역설적으로 표현해 보는 이에게 웃음과 행복을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한다.
민간에서 돼지는 재산이나 복의 근원일뿐 아니라 집안의 수호신으로도 번역된다.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사업이 번창한다는 의미는 물론, 정월의 첫 돼지날에 개업하면 부자가 된다는 속성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렇듯 돼지는 공(功이 많은 동물이다.
하지만 한상윤 작가의 돼지가 처음부터 길상과 해학(諧謔 어린 여유를 뽐냈던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풍자만화를 전공한 그에게 돼지란 ‘현대인들의 물질적 욕망 그 자체’를 표현하는 매개체였다. 그리고 워홀(Andy Warhol, 1928~1987식 팝아트란 자본의 상징을 넘어, 인간에
내재한 ‘욕망=행복의 기준’에 질문을 던지는 행위였다.
따라서 한상윤의 풍자에는 ‘팝(POP=자본을 앞세운 대중사회의 속성’을 솔직하게 관망하는 통쾌한 해석이 자리한다. 풍자와 비판으로 시작된 돼지는 시간을 더하면서 “어차피 우울한 세상(憂世, 신명나게 즐겨보자!”는 긍정의 매개체로 전환되었다.
작가는 자본에 대해 의미심장한 언어를 던진다. “자본주의와 대중을 특징으로 한 팝아트는 현대사회를 맹목적으로 옹호한 것이 아니다. 노동이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한 방편인 것처럼, 팝아트는 삶을 가치 있고 행복하게 보라는 우의(寓意를 담고 있다. 나의 돼지 그림 역시 팝의 긍정적 속성을 담는다.”
이렇듯 한상윤의 작품 속에는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가로질러 행복을 쟁취한, 입꼬리가 기분 좋게 올라간 돼지 군상이 자리한다. 나의 누이·형제와 부모, 사랑하는 이와 친우(親友, 경쟁 속에서도 ‘나이스 샷’을 외치는 다양한 인간관계, 무엇보다 갖은 풍파 속에서도 여유(餘裕를 즐기는 행복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