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가 싸운 날, 모두모두 바람에 날아가요!
어느 일요일, 집 안 분위기가 왠지 착 가라앉아 있어요. 엄마는 잔뜩 인상을 쓴 채 청소를 하고, 아빠는 요란한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파에 누워만 있네요. 무언가 냉랭한 낌새를 느낀 서영이가 조심조심 눈치를 살피지만, 아니나 다를까 조금 뒤 엄마 아빠가 싸우기 시작합니다. 엄마 아빠의 눈빛이 챙 하고 부딪히더니, 집 안에 찬바람이 쌩 훑고 지나가요. 속상해진 서영이가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어요. 고양이가 하늘로 휘잉 날아오른 거예요! 창밖을 내다보니 거리가 들썩거리고 모두모두 바람에 날아가요. 킥보드 타던 아이도, 자전거 타던 아저씨도, 길가의 간판도, 의자도, 자장면 배달하던 오토바이도, 택시도 모두모두요. 무서워진 서영이가 애타게 엄마 아빠를 불러 보지만, 싸움이 한창인 엄마 아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도 않나 봐요. 하는 수 없이 서영이 혼자서 창문을 닫으려고 낑낑대다가 그만… 서영이가 바람에 날아가요!
우리 가족은 내가 지킨다!
서영이의 외마디 비명에 엄마 아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달려가지만, 서영이는 간신히 붙잡고 있던 커튼을 놓치고 저 높이 날아갑니다. 서영이를 붙잡으려던 엄마마저 바람에 날아갑니다. 눈앞에서 아내와 딸이 날아가자 아빠는 “우리 가족은 내가 지킨다!” 하고 외치며 있는 힘을 다해 슈퍼맨처럼 몸을 날립니다. 바람에 날아간 서영이네 가족은 무사히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엄마 아빠의 갈등을 받아들이기 힘든 아이의 마음을 그린 그림책
아이에게 엄마 아빠는 세상의 전부입니다. 엄마 아빠 사이가 좋고, 가족 간에 따뜻한 대화가 오갈 때 아이는 충분히 보호받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죠. 그런데 세상의 전부라 여긴 엄마 아빠가 싸우면 아이는 어떨까요? 엄마 아빠가 서로 노려보고 소리치는 모습에 세상이 흔들리는 것과 같은 두려움을 경험할 것입니다. 자신을 둘러싼 안전한 울타리가, 늘 거기 있을 것만 같은 것들이 소용돌이치다 날아가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