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쓰기도 구구단도 모두 이겨 낸 3학년 하루에게 인생 최대의 위기가 찾아온다. 엄마가 일 때문에 부산으로 떠나면서 아빠와 단둘이 지내게 된 것! 하루와 아빠의 일상은 첫날부터 순탄치 않다. 아침 메뉴에서부터 옷 입는 취향까지 하루는 아빠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고, 숙제는 뒤로 한 채 축구 경기에만 푹 빠진 아빠를 보는 순간 서서히 쌓인 불만은 폭발하고 만다. “난 아빠랑 안 맞아. 더는 못 살아!” 엄마가 돌아올 때까지 하루와 아빠에게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엄마를 떠나보낸 건 실수였다!
아빠와 단둘이 생활하며 벌어지는 유쾌한 소동
“아이고, 좋다. 하루야, 우리 둘이 재밌게 지내자. 오늘부터 우리는 자유야.”
아빠도 엄마만큼 좋아 보였어. 목소리가 들떠 있었지.
“왜 아빠는 계속 웃어? 나는 슬픈데.” (14면
『우주로 가는 계단』 『별빛 전사 소은하』 등 고학년을 위한 SF 동화로 큰 사랑을 받았던 전수경 작가가 저학년을 위한 동화로 돌아왔다. 『아빠랑 안 맞아!』는 여전히 많은 어린이가 엄마보다 멀게 느끼는 아빠와의 관계를 조명한 작품으로, 아빠에게 느끼던 거리감을 차츰 좁혀 가는 어린이의 마음을 잘 형상화했다. 일 때문에 잠시 집을 떠나는 엄마를 눈물로 보내고 가끔은 그리워 울기도 하지만, 아빠와 둘만의 추억을 쌓으며 조금씩 성장하는 하루의 모습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어린이들의 공감을 이끈다. 또한 캐릭터를 생생하게 그려 내는 전수경 작가의 역량은 『아빠랑 안 맞아!』에서도 어김없이 빛난다. 3학년 하루의 쫄깃한 입말은 통쾌함과 동시에 읽는 재미를 선사하며, 헐렁하고 실없는 아빠는 이야기에 유머를 가미시킨다. 웃음과 감동을 모두 선사할 새로운 콤비의 탄생을 기대해 봐도 좋다.
나는 누구인가? 아빠는 누구일까?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동화
“가족끼리 소개를?”
“응. 우리도 서로를 잘 모르잖아.” (29면
우리는 종종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여긴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