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오소리가 되다!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감에 휩싸여, 적응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이 복통과 두통을 호소하는 ‘새 학기 증후군’. 『오소리의 시간』은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 갈 날을 고대하던 핌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책도 많이 읽고,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던 핌이 공부하기 싫어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걸까요? 처음에는 왜 머리와 배가 아픈지 핌도 알지 못했습니다. 핌은 의사 선생님의 조언을 떠올려 배가 아플 때마다 숨을 깊이 쉬고 숫자를 세어 보지만, 운동장과 복도를 가득 채운 시끄러운 소리,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고함 소리와 낯선 친구들의 목소리까지 셀 수는 없었지요.
학교에서 제대로 숨 쉬는 것도 어려운 핌이 교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책상 밑에 숨어 숨을 참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거예요. 오소리처럼 말이에요. 하지만 이곳은 동굴이 아니기 때문에 금세 친구들 눈에 띄고 말아요. 핌은 자신을 향한 친구들의 놀리는 듯한 시선에 오소리로 변해 깊이 땅을 파고 땅속으로 들어가 혼자 있고 싶기만 한데, 학교 어디에도 오소리가 있을 곳이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핌이 숨 쉴 수 있는 곳을 찾아냅니다. 그곳은 오소리의 장소이고, 오소리의 시간입니다.
답답했던 가슴에 숨구멍을 틔워 준 어른의 한마디,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아도 괜찮아. 학교를 싫어해도 돼.”
오소리로 변한 핌을 발견한 선생님은 호통을 치고, 집에서는 엄마가 속상하고, 실망하고, 화난 목소리로 핌을 나무랍니다. 마치 이 모든 게 핌의 잘못인 것처럼요. 그런데 입을 굳게 다문 핌에게 아빠가 놀라운 고백을 합니다.
“그거 알아? 어릴 때 아빠도 학교에 가기 싫었지.” 아빠의 말에 핌은 깜짝 놀랍니다. 아빠도 학교에 가기 싫었다는 이야기는 핌에게 아주 커다란 위안이 되고, 꾹꾹 눌러두었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면서 그동안 힘들었던 학교생활을 아빠에게 모두 털어놓습니다. 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