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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꽃밭이 된 냉장고
저자 김정련
출판사 한그루
출판일 2022-11-17
정가 12,000원
ISBN 979116867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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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유채꽃 마중

네 잎 클로버 | 다르다 | 불쑥 | 시냇가에서 | 우산 | 책가방 | 맞고는 못 살지 | 유채꽃 마중 | 민둥산(용눈이 오름에서 | 겨울나무 | 해바라기 | 날개 | 가로등을 위하여 | 줄기의 인사

2부 내 맘도 모르고

해님의 질투 | 붕어빵 | 네블오렌지 | 거미불가사리 | 비닐봉지 | 봄동 배추 | 편식장이 | 내 맘도 모르고 | 전화 한 통 | 봄날 | 위대한 유전자 | 천천히 다녀요

3부 밤송이 대포

코끼리 코의 마법 | 이상한 사람들 | 현수막 | 돌덩이를 넣은 듯 | 독수리 연 날리기 | 밤송이 대포 | 주름 | 해수욕장 파도 | 재량휴업일 | 우렁각시 1 | 우렁각시 2 | 우렁각시 3 | 우렁각시 4 | 우렁각시 5

4부 우리가 있어야 된대

마스크도장 | 주차장에서 | 이름 알리는 방법 | 비 내리는 날 | 시집가는 봄 동산 | 드라이브스루 | 우비 입은 참깨 | 호랑나비 기상예보 | 혀만 할 수 있는 일 | 배우고 싶은 마법 | 아빠 자랑 | 우리가 있어야 된대
늘 바쁜 엄마가 있었어요. 어느 날 그 엄마가 냉장고를 열었다가 화들짝 놀랐대요. 냉장고 안에서 배추가 꽃을 피운 거예요. 꽃밭이 되어있었지요. 꽃을 보는 건 반갑지만 배추가 저리 되도록….
그날 엄마는 생각을 많이, 아주 많이 했대요. 이후 바쁜 엄마는 조금씩 바쁨을 버리기로 했대요. 그랬더니 세 잎 클로버 속에서 파이팅을 외쳐주는 네 잎 클로버도 보이고, 비가 온 뒤에 목청이 트여서 큰소리로 노래하는 시냇물도 만나지더래요. 누구 이야기냐고요? 맞아요. 눈치 채셨죠?
동시집을 출간할 때마다 제 맘은 늘 혼란스러워요. 냉장고 안에서 꽃을 피운 배추를 보는 것처럼 설렘도 있지만 두렵기도 해요. 이게 동시야?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면 어쩌지? 하는 맘과, ‘작가님이 만난 시간과 공간이 느껴져요.’라는 독자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공존하거든요.
그래서 책을 출간하는 일은 늘 용기를 필요로 한답니다.
첫 책을 낼 때는 딸들이 용기를 줬었어요. “엄마, 난 엄마 글이 참 좋아. 엄마가 보고 듣고 만난 공간과 시간과 그때의 맘이 고스란히 느껴져.”라고. 그 한마디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힘이 났어요. 그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다섯 번째 동시집이네요. 용기를 내지 않고 망설였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지요.
수업하다 보면 동시 쓰는 아이들을 가끔 만나요. 그 아이들이 저에게 물어요. 어떻게 하면 시인이 되는지를. 저의 대답은 “일단 한 줄이라도 써보세요.”랍니다. 시작이 반이기 때문이에요. 그러면 아이들은 열심히 끄적여요. 저는 그 아이들에게 폭풍칭찬을 하지요. 그러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멋진 동시를 들고 다시 찾아온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작하는 것을 어려워한대요. 스스로 충분한 재능이 없어서 성공할 수 없다고 단정하거나, 주위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시작조차 안 한다는군요. 그래서 무슨 일을 할 때 큰 용기가 필요하지요. 용기를 내서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 일단 시작하면 끝마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용기를 내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