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친절과 온기!
어느 날 아침, 예페는 임금님의 부름에 허겁지겁 옷을 입고 달려 나간다. 임금님은 날쌔기로 소문난 예페에게 이웃 나라에 편지를 전하고 오라는 어명을 내린다. 예페는 두루마리 편지를 받잡고 서둘러 떠나지만, 자꾸만 걸음을 멈춰야 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나무에서 떨어진 다람쥐 아빠, 공을 잃어버린 어린아이, 홀로 여덟 아이를 돌보는 엄마 돼지, 부축이 필요한 할아버지까지 모두 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이웃들이다. 예페는 과연 임금님의 심부름을 완수할 수 있을까?
『예페의 심부름 가는 길』은 2013년 첫 출간 후, 코로나로 여러 차례 봉쇄를 겪던 독일에서 새 표지를 입고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유타 바우어는 개정판의 작가 소개 면에 마스크를 쓴 자화상을 그려 넣으며 그림책의 새 출간을 알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린이들은 오랜 시간 마스크를 낀 채 친구는 물론이고 주변의 이웃들과 오랜 시간 거리두기를 해 왔다. 학교도 가지 못했고, 밥 먹을 때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금지당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각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 내기 벅차 주변을 살피지 못하고 맹렬히 앞만 보고 달려왔다. 유타 바우어는 임금님의 심부름이라는 익숙한 옛이야기 서사를 현대에 맞게 각색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들에게 바로 지금 꼭 필요한 이야기를 다시 꺼내 놓았다. 도움이 필요한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그냥 지나치지 말자고, 선한 우리의 본성을 믿어 보자고,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사는 것은 모두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는 걸 예페의 여정을 통해 보여 준다.
어린이의 첫 번째 독립, 심부름 가는 길
어린이가 두근거림과 셀렘을 안고 처음으로 혼자 길을 떠난 순간, 심부름을 완수해야 한다는 ‘목적’이 있지만 세상엔 재미난 것이 너무나 많을 것이다.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들은 길 위에서 작은 개미, 돌멩이 하나에도 걸음을 멈추고 곧잘 심부름을 잊곤 한다. 우리 이웃이자 친구들의 불행을 좀처럼 지나치지 못하고 자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