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듣도 보도 못한 #Me Too라는 단어가 우리 생활 속으로 파도처럼 밀어닥쳤다. 마치 그동안 동굴 속에 숨어있던 마녀가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채 세상 밖으로 뛰쳐나온 듯 미투 열풍은 사회 각 분야를 헤집고 다녔다.
그 중에서 가장 사람들을 놀라게 한 건 ‘스쿨 미투’였다. 지성과 교양, 윤리를 지켜야 할 학교에서 스승이 제자를 상대로 상습적인 성차별, 성희롱, 성폭력을 해왔다는 뉴스들이 날마다 터져 나왔다. 더 안타까운 건 믿었던 교사에게 그런 몹쓸 짓을 당하고도 피해자인 학생들은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혼자 숨죽여 지냈다는 거였다. 가해자인 교사는 아무렇지 않게, 뻔뻔하게 여전히 같은 학교, 같은 교실을 오가며 학생 근처를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말이다.
지금도 어디선가 선생, 목사, 교회 오빠, 계부, 배다른 오빠, 가까운 친척이나 코치, 감독 등등 수많은 강자들에게 몹쓸 짓을 당하고도 겁에 질린 채 혼자 울고 있을 수많은 소녀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다.
세상을 바꾸는 건 어떤 큰 힘이 아니다. 어딘가에 숨어서 침묵하고 있을 또 다른 소녀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용기를 내는 순간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앞으로 살아가는 내내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펼 수 있는 자존감을 되찾게 될 테니까.
세상을 바꾸는 건 어떤 큰 힘이 아니라, 나비의 날갯짓 같은 작은 바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려는 듯이. 이들은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였다.
이제 <두 소녀의 용기>를 읽고 어딘가에 숨어서 침묵하고 있을 또 다른 소녀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용기를 내는 순간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앞으로 살아가는 내내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펼 수 있는 자존감을 되찾게 될 테니까.
<본문>中에서
“윤지야, 작가에게는 뮤즈라는 게 있단다. 영감을 주는 존재이지. 네가 나의 뮤즈가 되어주렴. 이 그림 속에 너의 이미지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렴, 응?”
선생은 윤지를 등 뒤에서 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