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집을 내며
1
선풍기 · 14
팔씨름 · 16
노래방 · 18
축구공 · 20
나무와 곰 · 21
홧김에 · 22
가로등 · 24
피아노 · 26
회전문 1 · 28
회전문 2 · 29
옷걸이 · 30
사진찍기 1 · 31
사진찍기 2 · 32
2
둥근 바다 · 36
썰 물 · 38
파 도 · 39
여름밤 · 40
바다 낚시 · 42
태 풍 · 44
장끼 1 · 45
눈 내리는 밤 · 46
보름달 1 · 47
보름달 2 · 48
목련 1 · 50
목련 2 · 52
박 쥐 · 53
봄산 1 · 54
봄산 2 · 55
3
종소리 1 · 58
종소리 2 · 60
분 수 · 62
매미 1 · 64
매미 2 · 66
도장 찍기 · 67
여름과 가을사이 · 68
북소리 · 70
바위 · 72
범종 · 74
죽비 소리 · 76
풍경소리 1 · 78
풍경소리 2 · 80
4
까치집 · 84
미루나무 잎새 · 85
나 물 · 86
질경이 · 88
소나기 · 90
쪽 배 · 92
접시꽃 · 94
산딸기 · 96
빛 살 · 97
여름 한낮 · 98
장끼 2 · 100
고추 말리는 날 · 102
메주 · 104
선인장 · 106
다락방 · 107
5
책 · 110
구급차 · 111
선생님 얼굴 · 112
우산 · 114
동네 이발소 · 116
뻥튀기 · 118
지팡이 · 120
내 동생 · 121
빈집 · 122
불빛 · 123
공중전화 1 · 124
공중전화 2 · 126
소하 초등학교 · 128
6
산성 1 · 132
산성 2 · 133
탑 1 · 134
탑 2 · 136
오뚝이 · 137
보신각 종소리 · 138
화석 · 140
완도배 · 142
암각화 · 144
박물관 · 145
폭포 1 · 146
폭포 2 · 148
옛날 지도 · 149
공룡 · 150
1부는 활달한 시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시들로 이루어져 있다.
피아노를 마치 바뀐 주인을 낯설어 하는 애완 동물에 빗대어 표현한 시 ‘피아노’는 피아노 초보자 시절을 떠올리게 하면서, 읽다 보면 저절로 웃음을 짓게 한다. 또한 시 ‘선풍기’에서는 ‘바람 파이프’만 묻는다면 지리산 바람도 전기, 가스, 수돗물처럼 끌어올 수 있다고 상상하는가 하면, 시 ‘팔씨름’에서는 아파트 공사장의 포크레인이 마주보이는 집의 거실에서 벌어진 고등 학생 형과 삼촌의 팔씨름 시합을 구경하다가, 팔씨름에서 이긴 형이 만세를 부르자 엄지를 치켜세우며 “너 정말 짱이로구나./나랑 한번 겨뤄 볼래?”라고 소리친다고 상상한다.
그 밖에 아이에게 옆구리를 차인 축구공이 뻥! 날아올라, “홧김에/하늘을 그냥/쾅! 들이받는다.”고 한 ‘홧김에’나, “가지런히 머리 빗고/라일락 앞에 섰더니//아빠 손에 들린 카메라/코를 벌름거린다.//나보다 먼저 찍히는/연보라 진한 향기.”라고 노래한 ‘사진 찍기 1’ 등의 시에서도 신현배 시인 특유의 천진한 상상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1부는 이처럼 동심적 상상력이어서 더욱 매력을 주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2부는 감각적 표현을 사용하여 이미지가 선명한 시들을 모았다.
“바다라도 낚을 듯/설레는 갯바위 낚시//손 떨리는 입질에/잽싸게 릴을 돌리면//미끼를 삼킨 파도가/줄줄이 끌려온다.”(‘바다 낚시’에서 보듯, 감각적인 표현으로 선명한 이미지를 나타내 보여 준다. 동시조가 시조의 형식에다 천진한 동심적 상상력을 이미지로 빚어 내는 장르라는 특성을 살려, 시의 본령을 지키면서 이미지에 충실한 작품들을 2부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다. “꽃샘바람보다 먼저/ 눈을 뜬 망울들이//겨우내 끼고 있던/벙어리장갑 벗고//다 같이 가위바위보/하얀 손을 내민다.”는 ‘목련 1’, “덧니처럼 삐쭉빼쪽/돋아난 바위들이/치약 거품 같은/안개에 싸여 있다./오늘은 산이 모처럼/양치질을 하나 보다.”고 노래한 ‘봄산 2’ 등을 보면 동시조의 표본을 보는 듯 시인의 특기가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