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건네는 행복의 초대장
그 안에 담긴 깊고 위트 있는 질문들
오래된 이야기에서라면 응당 벌을 받아야 할 마녀는 이 책에서 행복을 선물 받는다.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책을 덮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고 덮고 나서도 이어질 질문들을 남긴다. 당신에게 행복은 어떤 모양인지, 우리는 변화할 수 있는 존재인지. 행복과 본성, 공감과 이해, 우정과 연대에 관하여. 이야기의 엔딩은 그 질문에 가진 저마다의 대답만큼이나 분명 달라질 것이다.
고전적인 동화의 테마와 구조를 따르면서도 오늘의 이야기로 축조한 리사 비기의 명료하고도 흥미로운 글과 비현실적이면서도 동시에 구체적이고 세밀한 묘사가 돋보이는 모니카 바렌고의 아름다운 그림은, 행복이라는 추상적 개념에 따듯한 물성을 더하고 어쩌면 마녀가 생애 처음 느껴봤을 진짜 행복 또한 함께 경험하게 해준다. 촘촘히 땋았던 마녀의 머리는 꽁꽁 얽어맨 우리의 마음 상태와도 크게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 그런 우리에게 행복의 초대장을 건네는 것이다. 봉투를 열고 마음의 매듭을 풀고 그 길을 따라가는 건 이제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