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일이니 나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괜찮나요?
실험견들의 하루는 단순합니다. 좁은 철창에서 눈을 뜨면, 케이지에 갇혀 실험실로 옮겨집니다. 주사를 맞고, 채혈하고, 알 수 없는 제품을 몸에 바르기도 합니다. 똑같은 ‘나’를 만드는데 이용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끝없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좁은 철창으로 옮겨져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이런저런 고통에도 ‘모두를 위한 일’이니 괜찮다고 말하는 작은 개. 그저 따르고 좋아하는 마음을 두고 ‘어쩔 수 없다’는 인간의 변명. 소비하고, 실험동물의 현실을 외면해 온 우리 역시 저 표정 없는 사람 중 하나로 살고 있지는 않나요? 이제 우리가 목소리를 낼 차례입니다. 나는 .
마음이 모여 움직이고, 움직이며 만나는 마음들
- 지키기 위해 시작하는 이야기
동물권 그림책 프로젝트는 우리가 꺼내는 동물권 이야기로 쉽게 지나쳤던 사실들에 관심을 갖게 되고,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고, 다시 각자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나누는 과정 속에 이 그림책들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여기 있어요, 동물원』과 『63일』이 그렇게 해서 출간되었지요.
『나는』을 쓴 이한비 작가는 어린이 작가입니다. 반려견 ‘햇살이’와 함께 삽니다. 반달의 동물권 그림책은 작가에게 이 글을 쓰게 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구조된 실험견이 땅을 밟아본 적 없어 바닥에 일어서기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글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 4학년이었던 어린이 작가의 시선은, 작은 생명의 안타까운 소멸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동물권 그림책 프로젝트를 함께해오던 고정순 작가는, 옳은 것을 글로써 알리고 싶다는 아이의 단단한 마음을 듣고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어린이의 시선으로 포착한 동물 실험의 현실을 표현하기 위해 천진한 그림체로 이야기를 꾸렸습니다.
실험견의 두려움을 목격한 한 어린이와, 사람을 위해 떠난 생명을 잊지 못하는 한 어른은 함께 책을 만들며 우리에게 작지만 커다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