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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인어아이 (양장
저자 제스민
출판사 바른북스
출판일 2022-11-11
정가 13,000원
ISBN 9791165459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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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몇 년 전, 앤드류 솔로만 작가의 《부모와 다른 아이들》이란 책을 읽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책에는 청각장애인, 다운증후군, 자폐증, 조현병뿐 아니라 소인증, 범죄자, 트랜스젠더 등 예외적인 자녀를 키우는 다양한 가정과 부모가 나옵니다. 특별한 자녀가 있으면 가정이 붕괴되기도 하고 도리어 더 강화되기도 합니다. 복지혜택의 유무/부모의 부유함이나 학력과도 무관했습니다. 다만 특별한 자녀를 받아들이고 그들과 삶을 기꺼이 공유하는 부모와 가정은 예외 없이 그 자녀의 특별함을 ‘장애’나 ‘비정상’으로 보는 대신 그 아이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그리고 그 받아들임에는 사랑이 존재합니다. 우리 사회가 이 특별한 존재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다름을 차별하는 대신 인정하려 함으로써 인간성의 범위를 넓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 그 가정들이 사회에서 만나는 현실은 절대 어느 나라 어느 사회에 있든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제가 충격을 받은 부분은 실제 어느 나라에 있든 어떤 사회에 있든, 이 모든 부모와 다른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님이 일종의 즐거움을 갖고 새 역할에 적응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소인증 자녀를 둔 부모님은 아이를 위해 집안의 물건을 2개의 높이로 만들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사물을 보려고 합니다. 트랜스젠더 자녀를 둔 부모님은 학교에 제3의 성을 위한 화장실을 만들어 달라고 시위를 합니다. 자폐증 항목에서는 “자폐 아동의 부모는 하나같이 인권 운동가다.”라는 문장으로 대신하겠습니다. 받아들인 분들에겐 기꺼운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물론 눈물과 분노와 번아웃의 현실도 함께 하지만 흥겨운 즐거움을 바탕에 깔고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 이 아이는 나랑 다르구나.’ 그 차이를 진정으로 받아들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가 제 짧은 식견이었습니다.

소중하고 귀한 아이가 물속 세상에서 살다 와서 다른 것이지 ‘장애’나 ‘비정상’으로 보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님의 마음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