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사람 방이니, 돼지우리니? 빨리 정리하지 못해?!”
우리 집에도 뭐든 그대로 두는 ‘채로’ 같은 아이가 산다!
채로는 정리 정돈을 하지 않고 뭐든 그대로 둬서 ‘채로’라 불린다. 잠옷은 벗어 둔 채로, 쓰던 물건은 그 자리에 그냥 둔 채로, 아침밥을 먹고 나서 치우지 않은 채로, 장난감은 놀던 자리에 내버려 둔 채로, 입가에 음식물을 묻힌 채로, 이 책 저 책 읽다가 벌여 놓은 채로다. 방 안을 어질러 놓으면 귀신이 나타날 거라는 엄마의 경고에도 채로는 빤둥빤둥 엄마 말을 들은 척도 안 한다.
엄마 아빠는 왜 내 방만 보면 “돼지우리 같다”고 잔소리할까? 나도 모르는 새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한 올만 봐도 “귀신 나온다, 빨리 정리해!”라고 야단치기 일쑤다. 엄마 아빠가 정리해 놓은 대로 제자리에 두지 않았을 뿐, 내 나름대로 규칙을 세워 물건을 놓아뒀을 뿐, 일부러 머리카락을 잔뜩 뽑아서 방 안에 뿌려 놓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지저분한 방 한가운데서 물건들과 함께 뒤엉켜 뻔뻔하게 자기 할 일만 하는 채로를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웃음이 절로 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어느 집에서나 벌어지는 일상생활 속 생생한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표현해 깊은 공감을 느끼게 한다.
“물건에 발이라도 달렸나, 도대체 내 물건들이 어디로 간 거지?”
스스로 자기 물건을 정리하도록 습관을 길러 주는 그림책
“바쁘니까 나중에 치워야지”, “하던 일에 집중해야지” 하며 정리 정돈을 바로 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어떤 일이 생길까? 양말 한 짝을 찾을 수 없어 약속 시각에 늦거나, 중요한 물건이 사라지거나, 방 한가득 어질러 놓은 장난감에 발이 밟혀 다치기도 한다. 엄마 아빠는 어린이가 다칠까 봐, 게으르고 지저분하고 어질러 놓는 게 습관이 될까 봐 잔소리하게 되고, 어린이는 오늘도 꾸중을 들어 의기소침해진다. 우리의 일상을 축소해 놓은 《오늘도 어질러진 채로》는 정리 정돈 좀 하라며 잔소리를 일삼는 엄마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