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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바다가 검은 기름으로 덮인 날 : 2007년 한국, 태안 기름 유출 - 세상을 바꾼 그때 그곳으로 8 (양장
저자 박혜선
출판사 한울림어린이(한울림
출판일 2022-11-18
정가 15,000원
ISBN 9791163931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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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비극의 시작,
푸른 바다가 검은 바다로

‘나’는 푸른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푸른 바다는 우리 마을의 자랑이에요. 그런데 12월 7일 금요일 아침부터 많은 것이 달라졌어요. TV 화면마다 기름을 쏟아 내는 유조선이 나오더니, 하루 만에 푸른 바다가 검은 바다로 바뀌었어요. 모래사장, 해안절벽, 바위틈, 자갈밭…, 바닷물이 닿는 모든 곳이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어요. 마을이 텅 비었어요. 어른들은 하루 종일 바다로 나가 기름을 걷어 내다가 밤이면 애써 눈물을 감추며 한숨을 쉽니다. 역한 기름 냄새와 어패류 썩는 냄새에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이지만 냄새를 피할 곳은 어디에도 없어요. 기름을 뒤집어쓴 성난 갈매기 떼, 기름 바다에 빠져 숨이 막히는 악몽은 밤마다 나를 찾아옵니다.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곤 해요.

기적처럼 다시 찾아온 희망

그런데 악취만 남은 우리 마을에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경찰, 군인, 공무원뿐 아니라,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며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은 점점 더 많아졌어요. 매일아침 수많은 버스와 차들이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검게 변한 해안 곳곳은 색색의 방제복을 입고 기름을 닦는 사람들로 채워졌어요. 매서운 겨울바람과 독한 기름 냄새를 견디며 땀 흘리는 우리 모두는 한마음으로 이어져 있었죠.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 같던 기름이 걷히고, 기름 속에서 구조된 새들이 건강을 되찾았어요. 바다가 다시 푸른색을 띠기 시작했어요.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와 마을 사람들 모두의 손길이 다시 희망을 만들고 있었죠. 다시 찾아온 어느 봄날, 우리는 커다란 벽화에 손바닥 도장을 찍으며 약속했어요. 어렵게 되찾은 바다를 다시는 아프게 하지 않겠다고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사고

『바다가 검은 기름으로 덮인 날』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태안 기름유출 사고와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주민들과 바다생물들의 이야기이자 힘든 시간을 함께하며 기적을 일궈 낸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