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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를 둘러싼 세상 : 하늘 - 나비잠 플러스 (보드북
저자 세실 루미기에르
출판사 보림출판사(주
출판일 2022-10-20
정가 9,000원
ISBN 978894331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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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비친 놀라운 세상, 놀라운 경험

피아제에 따르면 2~7세의 아동은 전 조작기 단계라고 합니다. 조작이란 과거에 일어났던 사고를 내면화시켜 논리적인 관계를 지을 수 있는 것을 뜻하는데, 이 시기 아동은 사고를 논리적으로 조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른들의 논리적인 사고로는 연결되지 않는, ‘놀라운 경험’을 하곤 합니다.
《불》의 한 장면을 볼까요. 왼쪽 장면은 냄비에서 우유가 데워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장면은 화산이 폭발해 용암이 넘치고 있습니다. 글은 ‘우유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더니, 주르륵! 흘러넘치고 말았어요.’입니다. 가스레인지와 화산? 아이는 냄비에서 부글부글 끓다가 주르륵 넘친 우유에서 폭발하는 화산을 연상한 것입니다. 어른으로서는 이렇게 생각하는 아이가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지만, 아이 자신은 폭발하는 화산만큼 놀랍고 강렬한 것을 본 것입니다.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거지요. 《땅》의 한 장면에서는 왼쪽에 양손에 장화를 낀 아이가 있습니다. 글은 ‘푸른 땅은 끝없는 초원이에요.’ 그리고 오른쪽에는 마멋이 있는 초원이 펼쳐집니다. 글은 ‘나는 마멋과 들쥐들을 쫓아가요.’라네요. 아이는 장화 낀 손을 땅에다 타다탁 튕겼겠지요. 실제로 뛰어가지 않았어도 아이는 마멋과 들쥐들을 쫓은 겁니다. 어른 보기에 상상이라 하더라도, 아이는 정말 신나는 경험을 한 거지요. 이렇게 세상의 모든 것을 주의 깊게 바라보며 신기해하며, 매혹되며 아이는 성장합니다.

글과 그림의 엇박자로 인한 연상과 유머

이 책은 왼쪽과 오른쪽의 글과 그림은 서로 엇갈려, 그림책으로서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불》의 한 장면을 보면, 아이의 뺨이 빨개진 그림 밑에는 ‘벽난로의 불은 빨갛고 노란 혀를 날름거려요.’ 흰 눈으로 덮인 마을의 저녁 무렵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장면에는 ‘나는 더워서 두 뺨이 빨개졌어요!’라는 말이 있습니다. 단순한 두 문장이 그림과 엇갈려 볼 빨간 아이에서 벽난로가 연상되고, 겨울 저녁 인적 없는 마을 풍경에서 벽난로의 불이 신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