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가 넘으면서부터는 하루하루가 그렇게 소중하고 아쉬울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무거운 짐은 ‘나를 위하고 사랑해 주신 여러분에게 무엇으로 보답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의 빚입니다. 다 갚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죄책감 같은 아쉬운 심정입니다. 그런데 연말을 맞이하면서 예상치 못한 반가운 소식에 감사했습니다. 나를 위하고 따르던 한 분이 내 책에서 추려 모은 어록을 비전과리더십에 제공했고, 그 가운데 선별한 글들을 캘린더로 만들고 싶다는 연락이었습니다. 물론 그 내용은 나 자신의 생각에 그치지 않습니다. 역사를 이끌어 온 많은 사상가와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것들을 내 마음 그릇에 담아 보관하다가 원하는 독자들에게 나누어 드렸던 것들입니다. 내가 받아들일 때는 생명의 양식이 되었으나,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릴 때는 삶의 길잡이가 되기를 원했던 어록들입니다. 나에게 소중한 가르침이 되었듯이 여러분에게도 마음의 선물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더 오래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을 헤아려 주신다면 저는 못다한 인 생의 짐을 내려놓고 제게 허락된 고향 길을 계속 가겠습니다. 또 한 해가 지나면 104세의 나이를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가 더 많은 마음의 선물을 주고받으며 선하고 아름다운 역사의 탑을 쌓아 가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수고하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022년을 보내면서 김형석 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