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그림은 두번 태어난다
1장 예술의 자본화 혹은 자본의 예술화
2장 미술은 어떻게 거래되고 어디서 거래되는가
3장 미술은 누가 거래하는가: 딜러의 세계
4장 죽음 앞에서 미술을 거래하다
5장 돈이 꽃피는 곳에서 미술도 꽃핀다: 미의 제국 피렌체
6장 미술은 어떻게 소유하는가: 후원자의 세계
7장 그림값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8장 돈과 예술가의 삶
기업가형 예술가, 뒤러
방황하는 천재, 다빈치
몰락한 집안의 가장, 미켈란젤로
빚 많던 빛의 화가, 렘브란트
셀프 마케팅의 귀재, 루벤스
9장 미술시장의 블루칩, 인상주의
장기 투자의 신화, 모네
죽은 뒤에야 유명해진 고흐
10장 미술 투자를 위한 Q&A
참고문헌
작품 목록
이미지 출처
자본은 미술 창작의 물질적 기반이다
미술을 바라보는 가장 세속적인 시각, 돈!
사람들은 흔히 미술이라고 하면 고상하고 형이상학적인 세계에 속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양정무는 사람들의 이러한 고정관념을 대담하게 꺾고 미술을 가장 세속적인 수단인 ‘돈’으로 풀어낸다. 요즘 미술 투자 붐이 일면서 미술작품을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투기 자산의 일부로 바라보는 양상이 부상했지만 이것이 단지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선 요즘 사람들만의 일일까? 저자는 미술사학자의 시선으로 미술이 자본주의 시장의 무기가 된 과정을 역사적 맥락에서 촘촘하게 살펴본다. 미술을 고상하고 신비한 영역에 가두는 대신 사회적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경제활동의 일환으로 적극 해명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연구자들은 미술이 사회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을 내용이나 의미에서 찾지만 양정무는 자본에서 찾는다. 미술에서 자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다시 말해 미술 창작의 물질적 기반이 어떠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한 시대의 미술을 탐사하는 데 요긴한 문제임을 역설한다. 미술이 주문되고 거래되는 방식을 살펴보지 않고 작품의 의미나 양식을 말하는 것은 자칫 공허한, ‘해석을 위한 해석’으로 귀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얀 반 에이크로 대표되는 17세기 플랑드르 화파, 조토와 마사초에서 시작되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파를 비롯해 오늘날 미술시장의 블루칩으로 인정받는 인상주의 화파, 그리고 현대의 앤디 워홀과 데이미언 허스트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아는 미술형식이 어떻게 등장했으며 시장과의 길항관계 속에서 어떻게 전개해갔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얼핏 돈이 미술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단순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미술과 돈의 관계는 시대?지역마다 다양한 접점을 갖고 다채롭게 변화했다. 특히 요즘은 미술이 자본을 좇는 것처럼 보이지만 애초에는 미술이 앞서나가고 자본이 미술을 좇았다는 분석이 흥미로운데, 상업주의의 결과로 미술이 상품화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미술이 상업주의를 포함한 근대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