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지연의 윤리학
지연의 윤리학
연계의 (불가능성: 동시대 미술의 단면들
‘다원예술’에 온전히 침묵하기 위하여
시야의 끝, 사각지대의 시작
얼룩의 제스처, 유령의 춤
여러 개의 마침표, 혹은 이어진 말줄임표
2장 망각과 향수를 넘어
테마파크의 폐허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여러 줄기의 빛들
아시아라는 욕망
관계 미학, 그 후
도시의 주권자들
미래는 무엇의 이름인가
3장 비디오적인 것
감각의 번역, 매체의 전유
텍스트의 틈, 이미지의 구멍
내담과 내담
XOXO
바다의 변증법
4장 평면의 마음
안개 속의 풍경
개와 늑대의 시간
사회적 폭력의 계보학
전승과 전복, 세속화의 이중 전략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5장 깊은 밤의 기침 소리
디지털 정보화 시대의 이야기꾼
사진, 거짓의 역량
사진적인 것: 빛의 안식처
거미 여인
깊은 밤의 기침 소리
미술은 하염없이 쏟아지는 선잠에서 인간의 의식을 깨우려는 몸짓이다.
가장 깊은 밤에 느닷없이 들리는 기침 소리와 같은 것이다.
1장 「지연의 윤리학」은 비디오아트의 슬로모션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지연의 윤리학’이 매체와 분야를 떠나 왜, 그리고 어떻게 동시대 예술 전반에 요청되는 덕목일 수 있는지 말한다. 관념적 개념에 불과한 ‘정지’나 관성적 상태에 불과한 ‘느림’이 아닌 기존 운동에 대립하는 벡터를 지닌 대항 운동으로서 ‘지연’은, 유토피아에 대한 기대는 묘연하고 파국의 전조가 감도는 21세기의 가속도에 파묻힌 인간의 무감각한 상태를 깨우는, 기관차의 브레이크 마찰음 같은 것이다. 2장 「망각과 향수를 넘어」는 “과거를 망각함으로써 현재에 몰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과거에 대한 향수에 빠져 현재를 외면할 수도 없는, 이런 동시대 미술의 곤경 속에서” 거세게 부딪히는 집요한 욕망, 그곳에서 빠져 나오려는 갖은 전략, 미래를 비추려는 야망이 혼재한 여러 전시 사례를 살피고, 그 자장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몇몇 작품들을 소개한다. 3장 「비디오적인 것」은 이 책의 시발점이 된 비디오 매체를 활용하는 작가들의 작업을 검토한다. “아날로그 매체로서의 비디오가 디지털 기술 발전의 여파로 쇠퇴했다 하더라도 그것으로부터 촉발된 예술적 가능성으로서의 ‘지연’은 온갖 장르의 동시대 미술 전반에 ‘비디오적인 것’으로서 잔존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전소정, 임영주, 이윤이, 장서영, 남화연 작가의 작업에 내재한 지연의 시공간을 꺼내어 보여 준다. 4장 「평면의 마음」은 저자가 지금껏 논한 미술과 비평의 태도와 관련하여 회화에서 발견되는 여러 사례를 다룬다. 윤대희, 양유연, 조원득, 최현석, 문성식은 저마다 방식은 다르지만 자신이 주목하는 개인적, 사회적, 구조적, 역사적 인식을 때로는 불안의 풍경으로, 공모하는 시간으로, 유희하는 붓질로, 의연한 태도로 작품에 담아냄으로써 지연의 윤리학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 준다. 마지막으로 5장 「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