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방구집 딸 시원이는 이상한 손님을 맞이해요. 바로 30센티미터짜리 플라스틱 자를 20개나 사 가는 손님이지요. 학원 선생님이라서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려는 건지 묻는 시원이에 말에, 손님은 “아니, 우리 애가 쓸 거야.”라고 대답합니다. 도대체 어떤 아이기에 30센티 자가 그렇게 많이 필요할까요?
다음 날, 시원이는 전날 손님이 말한 아이가 전학을 온 것을 알게 됩니다. 이름은 한부열. 특이한 이름만큼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겼습니다. 그런데 부열이는 늘 딴청만 피우고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데다 상대방과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지요.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자폐 장애가 있는 부열이를 많이 ‘도와주라’라고만 당부하시는데…….
동화책 『마음을 잇는 30센티』에는 자폐 장애를 가진 부열이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이 그려져 있어요. 통합 수업 시간에 한 반에서 공부하게 된 부열이와 시원이, 그리고 병호를 비롯한 4학년 3반 아이들의 이야기예요. 통합 교육의 목표는 아이들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배려와 존중, 사회성을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는 진정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들을 직접 겪으며 모두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지요.
하지만 자폐 장애를 가진 부열이는 아이들과 한두 마디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부열이는 남의 말을 따라하거나 단순한 대답밖에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눈도 맞추지 않는데 어떻게 다른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요?
그 열쇠는 바로 30센티미터 자였습니다. 친구와 소통이 불가능한 부열이는 30센티 자만은 늘 품속에 넣고 다니며 그림을 그립니다. 그 30센티 자로 그린 그림들을 통해 부열이와 친구들은 갈등과 화해를 거쳐 서로를 이해하며 소통하게 되지요. 부열이는 30센티 자를 가지고 친구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요?
시원이는 부열이가 전학 온 날부터 부열이에게 관심이 많았습니다. 자폐 장애가 있는 부열이를 도와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열이에게 이런저런 말을 걸어 봐도 별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