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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넌 누구니? - 비룡소 창작그림책 76 (양장
저자 노혜진
출판사 비룡소
출판일 2022-11-18
정가 16,000원
ISBN 978894910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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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

모질고 굴곡진 인생 앞에 굴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들 때문이라고 말하는 두 할머니. 할머니들에게 아이들은 희망이고 사는 이유였을 것이다.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의 삶을 반추하며 그 삶 속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찾는 두 작가. 손녀인 노혜진과 노혜영의 시선으로 이 시대를 사는 여성들의 삶 모습까지도 찾아볼 수 있다. 두 작가의 첫 책으로, 언니가 글을 쓰고 동생이 그림을 그려 호흡을 맞춰 완성했다.

황해도에서 태어난 친할머니 정자 씨. 한약방을 하는 아버지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다 일본군을 피해 억지로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는다. 그 와중에 전쟁은 터져, 살가웠던 아버지와도 생이별을 하게 된다. 전쟁 후 척박한 환경 속에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기 위해 악착같이 일하며 살지만 병으로 남편까지 잃는 아픔을 겪는다. 외할머니 월순 씨. 경상도에서 다섯 아이를 키우며 사는 평범하고 가난한 집안 며느리. 남편을 잃고 또한 홀로 아이를 키워 모두 출가시킨다. 아들과 딸을 서로 나눠 가족이 된 두 할머니. 첫 손주가 태어나자 둘은 결혼식 후, 두 번째 만나는 장면으로 서로의 고됨을 위로한다. 그리고 이제 말할 수 있다고. 우린 이 땅의 딸이었고, 여자였고, 아내였고, 엄마였고, 할머니였다고. 또 다른 삶들이 이어지고, 또 이어짐을 시사하며 끝을 맺는다. 이는 제목과도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며, 앞선 삶과 현재의 너와 내가 누구인지 되물을 수 있는 여운을 준다.

옛 앨범을 보는 듯한 섬세한 흑백 톤의 뭉클한 그림

담담한 고백 조의 글과 함께 펼쳐지는 그림들은 다양한 결로 보는 맛을 더한다. 크기와 톤이 제각각이다. 이는 되레 옛 앨범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현재에서 과거로 여행하는 것 같기도 하다. 흑백 톤의 섬세한 그림들은 시대를 대변하는 다양한 배경과 소품들로 가득해 자세히 살펴보는 재미도 크다. 소반과 정화수, 혼례식 복장과 상차림, 괴불노리개, 부엌에 가득 찬 소소한 물건과 음식 재료 등은 화자의 심리와 처한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