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은이 서문
호수가 외롭지 않듯 나도 외롭지 않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고독〉
우리에게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합니다
―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그는 읽히기를 거부하는 책이다
― 에드거 앨런 포 〈군중 속의 사람〉
영혼이 머무는 극적이자 사적인 공간
― 에밀리 디킨슨 〈고독의 공간이 있다〉
남을 위해서는 이제껏 충분히 살았으니
― 미셸 드 몽테뉴 〈고독에 대하여〉
몸을 동그랗게 말고 평화롭게 잠들 것이다
―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뉴잉글랜드 수녀〉
고독은 거리가 아니라 시간으로 세는 것
― 앨리스 메이넬 〈고독〉
상상 속 은신처로 날아가는 일
― 장 자크 루소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누구나 평생 짊어져야 하는 고독이 있습니다
― 엘리자베스 케이디 스탠턴 〈자아의 고독〉
의심할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르네 데카르트 〈의심할 수 있는 것들에 관하여〉
알려지지 않은 채로 살게 하소서
― 알렉산더 포프 〈고독의 노래〉
자기 안의 빛을 발견하고 관찰하는 법
― 랠프 월도 에머슨 〈자기 신뢰〉
군중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 새뮤얼 존슨 〈바람직하지 않은 고독〉
옮긴이 후기
이 책에 실린 글
고독이란 자기 안에 또 하나의 세계를 갖는 것!
한 권에서 만나는 《에세(수상록》, 《월든》, 《자기만의 방》
세계적인 작가들의 빛나는 문장에서 길어 올린 낭만적 은둔의 기술
초연결시대에서 더욱 고립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고독의 기술’이 아닐까. 고독은 스스로를 번잡한 외부로부터 한 발 떨어뜨려놓는 적극적인 행위이자, 자기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내면을 단단하게 다지는 시간과 공간이기도 하다. 이 책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열세 명의 작가들이 남긴 ‘고독’에 관한 글을 한 권에 담아냈다. 170년 역사를 지닌 영국의 대표 출판사인 맥밀란이 선보인 이 앤솔러지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버지니아 울프, 에드거 앨런 포, 에밀리 디킨슨 등 여러 역사적 인물들이 겪고 써 내려간, 고독을 이해하는 방식과 고독을 권하는 글을 담고 있다. 시, 에세이, 단편소설 형식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시대에 따라 변모해온 고독에 대한 접근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의 독특한 매력은 철학자, 시인, 소설가, 수필가, 여성운동가 등 각기 다른 시대와 배경의 세계적인 작가들이 저마다 고독을 바라보고, 다루었던 방식을 엿보는 데 있다. 철학자 데카르트에게 고독이 진리에 이르는 길이었다면, 루소에게는 낭만적인 도피였고, 소로에게는 월든 호수와 같이 자연스러운 벗이었다. 그런가 하면 여성운동가 엘리자베스 스탠턴에게 고독이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타고난 권리였고, 버지니아 울프에게는 창작의 조건이었다. 새뮤얼 존슨은 지나친 고독을 경계할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
독자들은 한 권의 책에서 《에세(수상록》,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월든》, 《자기만의 방》 등 평생 꼭 한번 만나봐야 할 고전 명저들 가운데 ‘고독’을 다룬 부분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엘리스 메이넬이나 엘리자베스 스탠턴의 에세이처럼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글도 수록되어 있다. 여성에게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함을 역설했던 버지니아 울프를 비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