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_ 낭환집 서문
2 까마귀는 검지 않다_ 능양시집 서문(菱洋詩集序
3 참된 배움의 길_ 북학의 서문(北學議序
4 지금 이곳, 조선을 노래하다_ 영처고 서문
5 비슷한 것은 참되지 않다_ 녹천관집 서문(綠天館集序
6 눈과 귀를 믿지 말고 명심(冥心하라_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
7 진실은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_ 상기(象記
8 도로 눈을 감아라_ 환희기후지
9 열녀 이데올로기의 음모_ 열녀함양박씨전(烈女咸陽朴氏傳
10 의리를 다시 묻다_ 백이론(伯夷論 상(上
11 친구는 제2의 나다_ 회성원집 발문(繪聲園集跋
12 새벽달은 누님의 눈썹 같았네_ 백자증정부인박씨묘지명
참고 문헌
진리를 향한 구도의 자세
경전에 대한 추종과 모방을 거부했던 경계인 연암은 말한다
‘감각에 의지하지 말고 명심(冥心하라.’
「양반전」, 「허생전」, 「호질」 등 널리 알려진 연암의 작품을 떠올리면 그는 사회 비판적 요소가 강한 글을 쓴 작가로 보인다. 「마장전」, 「예덕선생전」, 「민옹전」에서도 사회적 약자를 내세워 사회적 모순을 우회해 비판한다. 그러나 연암의 탁월함은 비판의 근거가 되는 진리를 구하려는 태도에 있다. 『연암 산문의 멋』에서는 사회 고발 성향의 바탕이 되며 연암 사상의 근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구도의 자세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저자는 「낭환집서」의 이가 옷과 몸 중 어디서 생기는지에 대한 논쟁, 말똥구리와 용은 서로의 말똥과 여의주를 부러워하지 않는다는 비유에서 진리의 양면성, 상대성을 읽어낸다. 이는 중용의 덕을 떠올리게 하며, 양편 사이에서 생각하는 경계인의 시각을 가져야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는 통찰이다.
「능양시집서」에서 연암은 까마귀가 실은 검은색만 띠고 있지 않다는 비유를 통해 경전의 문체(한 가지 색로만 글을 쓰라 강요하는 현실을 꼬집는다. 저자는 주변 사물을 관찰하여 얻은 진실을 현실의 모순에 적용하려는 태도야 말로 진리에 이르는 길이며 하찮아 보이는 것에서 새로움을 발견해내는 것은 연암의 창조자적 안목이라 칭찬한다.
「일야구도하기」도 눈과 귀로 느낀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진리를 전해주는 수작이다. 연암은 하룻밤 사이에 여러 번 강을 건너며 느낀 두려움을 통해 감각기관이 만드는 편견과 선입견을 지적한다. 저자는 연암이 강조한 ‘명심冥心’, 즉 감각기관의 모순을 경계하고 공정하고 순수하게 보는 마음이야말로 참됨에 이르는 길이라 말한다.
「상기」는 코끼리의 상아가 먹이를 먹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통해 조물주가 모든 것을 의도하여 만든 것은 아니며 자연에는 목적의식이 없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신, 하늘, 이理에 의지하여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배제한 유학자들을 떠올리며 변화하는 세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