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어울리지 못하고 떠도는
열여덟의 마음
낯선 번호의 전화가 울렸다.
“혹시 권제주 맞나요?” (본문 11면
열여덟 살 주인공 제주에게 어느 날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 온다. 합창부에 들어와서 같이 노래를 부르자는 단장 ‘재현’의 전화. 제주는 노래를 잘한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 왔고 노래를 좋아하지만, 합창부에 가입하기를 망설인다. 악보를 읽지 못해 정확한 음을 내지 못한다는 콤플렉스가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가 합창부에 온전히 마음을 쏟지 못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격투기에 빠져 딸을 방치하는, 무책임하고 철없는 아빠다.
“제주야, 돈 좀 있니?”
“……무슨 돈?”
“곧 있잖아, 대전료 받으면 내가 바로 줄 테니까…….”
“고등학생한테 돈 달라는 아빠가 어딨어.” (본문 21면
생계비를 보내 주기는커녕 돈을 빌려 달라는 아빠 때문에 제주는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한다. 제주는 노래, 연기, 춤 등의 재능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구인 공고를 보고 연락해 ‘찰스’를 만나게 된다. 노래를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찾아갔지만, 찰스는 일을 잡아 주지 않고 오히려 제주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한다. 제주 주변엔 뻔뻔하고 염치없는 어른들밖에 없다. 어디에도 어울리지 못하고 방황하는 제주는 친구들과 노래하며 소속감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합창부에 들어간다. 하지만 제주는 악보를 보지 못해 음을 자주 틀리고, 음악 선생님에게 지적을 받으며 폭언까지 듣는다. 자신이 합창부의 불협화음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괴로워하는 제주. 그런 제주에게 찰스가 뜻밖의 제안을 건넨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해 보자는 제안.
정교하게 설계되어 움직이는 오디션의 세계
세트와 배경으로 이용되는 아이들
참가비를 준다는 말에 제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한다. 제주는 은연중에 방송 출연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기대했던 첫 방송에서 제주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오디션